평소에 한글을 바로쓰기 위해서 노력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오덕 선생님의 이 책을 읽고 너무 부끄러워졌다.
알면서도 못하는 것은 잘못이지만 모르는 것은
잘못이 아니라고 하는데 그러면 나는 왜 모르고 있었을까.
그리고 잘못된 우리글을 어쩌다가 철썩같이
바른글이라고 믿고 있었을까. 죄책감이 들었다.

선생님이 이 책에서 우리글 문화를 망친 계층으로
지식인과 유식병에 걸린 사람들을 꼽고있다.
글을 괜히 화려하게 쓰려고 하는 사람, 영어를 쓰면 세련되어 보인다는 느낌,
직접적으로 말하는 것은 촌스럽고 돌려 말하는 것은 왠지 품위있어 보이는 시선.
이런 것들이 모여 잘못된 글 습관을 만들고 있었고
나조차도 유식병에 걸려 멋진 글을 쓰기위해 억지를 부리고 있었다.


선생님이 교사생활을 하며 가르친 아이들이 쓴 시에는
과장이 없었고 어른스러움도 없고 억지스러움도 없었다.
오직 아이같은 순수함과 아름다운 한글이 있을 뿐이었다.

작년에 디자인사를 공부하기 위해서 많은 양의 논문을 볼일이 있었다.
그런데 한번 읽어서는 대체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었고
문장 하나의 길이가 지나치게 길고 그것마저 돌려 말해서 읽다가 보면
주어가 무엇인지 이 단어의 정확한 의미가 무엇인지 헷갈렸다.
그 때는 논문이란 다 이런 것이구나.
많이 공부하다보면 자연스럽게 글을 이렇게 쓰게되고
내가 무지해서 이해 못하는 것이구나. 라고만 생각했다.
물론 내 무지의 소산으로 이해못한 점도 있겠지만
선생님의 우리글 바로쓰기 책을 읽어보니
괜히 글을 멋있고 똑똑하게 쓰고 싶은 마음에 욕심부린 이상한 문법들이었던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당연히 바른 우리글을 구사했을 것이라고
믿는 논문, 신문, 책에는 나쁜글들이 써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아이 때 샘물처럼 티없이 말하던 우리말을
잘못된 여과장치를 통해서 우리말이 아닌 말 뿌리없는 말을 쓰게되는 것이다.

어린이 미술 대회를 진행해보면 90%이상의 아이들이
왼쪽 위에는 해를 그리고 하늘에는 구름 두세개를 그린다.
그러나 미술 학원을 다니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그리는 아이들은 그런 제약이 없이 자유로운 그림을 그린다.
우리말도 그림과 마찬가지이다.

중국의 문화 아래서 한자를 쓰고 일제 강점기 때 일본말을 강요받고
이제는 영어를 써야지만 도태되지 않는 것처럼 억압을 받고..
그런 여러가지 요소들이 한글과 뒤섞여 이제는 올바른
판단조차 잘 서지 않게 된 것이다.
지금도 끊임없이 우리말은 위협받고 있고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순수 우리말이 설 곳은 자리를 잃는다.


선생님이 고쳐놓은 말들 중 스트레스는 정신억압으로 바꾼
부분을 보며 많은 시간동안 많은 사람들이 외래어를 쓰다보면 그것이 일반적인 말이 되어서
원래쓰던 올바른 말이 있어도 돌아가기 어색하다는 생각을 했다.

머릿글에보면

잘못된 글버릇이 잘못된 말버릇으로 되어가는
이 거꾸로 돌아가는 역사의 수레바퀴 앞에서
글을 쓰는 사람의 책임을 생각해본다.
그리고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나 자신에게 물어본다.
내 주장에 편드는 사람,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 1만 명만 된다면
거꾸로 굴러가는 수례바퀴를 되돌려서 제길로 가도록 할 수 있을 것인데,
하는 꿈을 가져본다.
결코 헛된 꿈만은 아닐 것이다.
글을 읽지 않고 살아가는 모든 백성들은 우리들의 편일 테니까.

1992년 1월 이오덕


이러한 선생님의 말씀이 나온다. 우리글을 바로쓰려는
사람이 많이 모이면 모일수록 오염되가는 우리말을 제대로 돌려놓을 수 있다.
글을 바로써야 한다는 의지는 글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이 가져야할 태도가 아니다.

언어는 그 나라의 문화고 언어가 흔들리면 그 나라의 문화도 흔들린다.
이것을 아는 일본인들은 일제시대 때 그 어느 것보다 한글을 탄압했다.
우리말살리기가 중요하다는 생각에 공감하며
바른 말한마디 글한마디를 쓰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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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우리글 바로쓰기 1권

    FROM 자존심지키기 2007/08/13 23:26  삭제

    이 책을 다 일고 나서 든 생각이 두 가지 정도 됩니다. 1. 이오덕 선생님께 꼭 편지를 보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꼭 만나보고 싶었습니다. 우리의 삶을 표현한 것이 바로 글이며, 그러기에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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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5bpa.tistory.com BlogIcon 장작가 2007/08/13 23: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저도 이 책을 읽고 똑같은 생각을 했어요!
    저 역시 전산학을 공부하는 학생인데요, 우리말로 된 논문이나 번역을 읽으면서, 차라리 영어가 더 쉽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어려움을 느꼈던 적이 있답니다.
    있어보이는 듯한 글투, 정말 짜증나요.

    이 책을 더 많은 분들이 읽으셔서 (특히 스스로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쉽고 아름다운 우리글을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트랙백이 안 걸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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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kimdahee.com/t10 BlogIcon 다희 2007/08/14 09:16  댓글주소  수정/삭제

      ㅎㅎ네-
      저는 이 책을 읽게 된게 타이포그라피 시간에 한글로 디자인을 하려면
      한글부터 잘 쓸 줄 알아야 한다고 교수님이 독후감을 내주셨어요-
      그 때는 의아해했었는데 교수님의 생각이 정확하셨던 거죠.
      정말 많은 분이 이 책을 읽었으면 하는 바람.

      쉬우면서 아름다운 한글을 구사하는 게 가장 어려운 일인 것 같네요^-^

  2. 2007/08/15 12: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kimdahee.com/t10 BlogIcon 다희 2007/08/15 22:44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갑자기 글쓰기가 조심스러워지죠-
      현학적이란 말이 나쁘게 쓰이는 단어이기도하고..
      그냥 쓰던대로 쓰면서 저 책 읽어보구 조금씩 바꿔보아요^_^

  3. Favicon of http://www.designer-handbags-jewelry.com BlogIcon knockoff handbags 2011/12/04 22: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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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Favicon of http://www.cheapknockoffhandbags.net BlogIcon knockoff handbags 2012/01/23 14: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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