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할아버지, 몸이 불편하신 분들이
버스나 지하철에 타면 자리를 비켜드리는 것이
당연하다고 배워왔고 그렇게 해왔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오늘 퇴근길처럼 정말 화가 날 때가 있다.

언제나 그렇듯이 퇴근길은 밀리고 버스 안은
사람이 많은데 운 좋게도 바로 앞에 자리가 났다.
오늘은 회사에서 표지 시안을 보여주는 날이라
다른 날보다 몹시 피곤했고 자리에 앉아
넋이 나간 채로 밖을 쳐다보고 있었는데..

누가 거칠게 내 어깨를 세 번 치는 것이었다.
뒤를 돌아보니 아주머니가 자리를 비켜달라고 성을 내는 것이었다.
그분이 할머니였다면 기꺼이 자리를 비켜드렸을 것이고
할머니가 아닌 아주머니라도 다리가 아프니 비켜달라고
말했다면 기꺼이 비켜드릴 수 있었을 것이다.

꼭 성을 내면서 어깨를 세 번이나 쳐야 했을까.
그리고 앉으면서 내 몸을 밀쳐야 했을까.
그 정도로 다리가 아팠을까.
한마디 하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아무런 저항 없이 자리를 비켜드렸다.

88체육관에서 수영을 배우던 초등학교 3학년 때,
체육관에 다니려면 368번 버스를 타야했다.
수영이란 운동이 특히 체력소모가 심해서 돌아오는 길은
항상 피곤했는데 평소와 같이 집에 돌아오던 어느 날
한 아저씨가 자리에서 졸고 있는 나를 흔들어 깨워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었다.
그때 자리를 비켜주다가 흔들리는 버스에서
넘어져서 울음을 터뜨렸다.

버스에서 자리를 비키다가,
아니 자리를 억지로 비켜주다가 생긴 나쁜 기억과 인상들.


꼭 그렇게 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좋은 게 좋다는데, 남 생각 안하고 자기 기분 내키는데로
다 하고 살려면 혼자 살지 왜 같이 살아.



아 회사에서 치이고 버스에서 치이고 치이는 인생 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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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OldBoy 2007/07/04 03: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저런 경우를 몇차례 당해본터라 어느정도 이해가 됩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다 겪는 불편함들로 오너드라이브로 변신하고, 또 거기서 새로운 불편함도 익히게 되죠.
    그러다, 대중교통이나 자가용을 편의에 따라 이용하게 되는 법도 생기고, 대중교통을 이용할때는 가능하면
    아예 자리에 앉지 않고 그냥 서서 가는편입니다. 특히나 지하철 탈때는 대부분 서서갑니다. 버스를 이용할때도 맨 뒷쪽자리로 가능하면 노인들이나 어르신들이 접근하기 불편한 곳에 자리가 생기면 앉고, 그렇지 않으면 아예 서서 다녀요. 다희님의 심경도 이해가 되지만, 이미 저런 것들이 어르신들이 당연하게 생각하고 관념화 된 시점에서 뭐라 말하기도 어렵고 불편한게 사실입니다. 억울하기도 하지만, 제일 좋은 방법은 가능하면 건강상태를 잘 유지하고 피로하지 않도록 생활하며, 운동으로 근력과 체력을 키우는 것이 도움이 되겠죠. 그리고, 대부분 같은 번호의 버스는 연이어 오는 경우가 많은데, 공간이나 자리가 넉넉한 버스를 타는게 이롭겠죠. 물론 경험하신 상황처럼 저런 경우들이 생길때는 어디에 하소연 할곳도 없습니다. 들을수 잇는 이야기야 젊은 사람이 버릇없다라는 식의 이야기 뿐일겁니다. 몸이 피곤할때는 주머니에 비상금을 좀 모아서 그냥 택시 타세요. 그게 제일 속편합니다. 세상 불편하게 사는것 너무 싫어요. ㅠㅠ

  2. 꽃순이 2007/07/04 08: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도 한동안 버스에서 그렇게 치이는 바람에
    이젠 아예 조기출근을 감행하고 있;;; -_-;;

    • Favicon of http://www.kimdahee.com BlogIcon 다희 2007/07/04 09:04  댓글주소  수정/삭제

      OldBoy_저처럼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밖에?없는 사람들은 참,,이런 경우 종종 겪을 것 같아요.
      말씀데로 하소연할 곳도 없고 억울할 뿐 ㅠ
      서서 잘 버틸 수 있는 체력을 기르면 좋긴 한데
      저는 중심을 못잡아서 걸핏하면 버스에서 넘어져요;;
      아-_-^ 세상엔 왜이리 신경쓸게 많은지~


      꽃순이_ㅎㅎ우후-_-, 이런면에서는 지하철이 좀 나을지도 몰라~ 하지만 지하철은 답답한걸ㅠ
      출근은 좀 일찍한다 치고 퇴근은..?;;

  3. Favicon of http://blog.naver.com/zestor.do BlogIcon 젯털 2007/07/04 15: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가끔은 들이받는 무모함도 필요하지. ㅋ.

  4. 두껍 2007/07/04 18: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에는 나도 그런 경험이 있었지만 최근 삼년 안에는 없었던듯...
    내 얼굴이 나이가 들면서 점점 위력을 발휘하는듯.. 사람들은 만만해 보이는 사람에게만 그러는 것 같음. 너무 착해 보이는것도 좋지 않은것 같음. 그럴땐 당당하게 싫다고 하심이..참으면 병 됩니다..

  5. 이뉴 2007/07/04 20: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런 경험 저도 알아요. 전 그래도 다희님처럼 직접적으로 뭐라고 하는건 아니었고 그냥 제 앞에서 짐을 자꾸 들었다 놨다 하시는 그런;

    위에 젯털형이랑 두껍님 말씀처럼 싫은건 싫다고 말하면서 가끔씩은 들이받는 무모함이 있어야 좀 살만할거 같아요. ㅎㅎ

  6. Favicon of http://www.cyworld.com/jakka BlogIcon Pesas 2007/07/04 21: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 경우는 일부러 버스의 두 좌석 있는 곳으로 가서 가장 안쪽에 앉는답니다.
    누구의 터치도 받지 않는 자리라고나 할까요. 근데 그쪽 자리들이 좀 좁고
    불편해서 힘들 때도 있어요.
    한 자리일 땐 자리가 나도 일부러 앉지 않아요.
    정말 어쩌다 그런 자리에 앉게 되었을 때, 몸으로 밀치는 아주머니가 있다면
    기분 나빠서 절대 안 일어나요. 심지어는 제가 내려야 할 곳을 지나쳐도
    말이죠(한신 심보라고, 내가 잘 되는 것보다 남이 안 되는 게 더 좋아서...)
    그래도 버스를 타고 다니는 건, 힘든 일보단 즐거울 때가 더 많으니까
    그런 즐거움을 위해 겪는 액땜이라 생각하세요.

    • Favicon of http://www.kimdahee.com BlogIcon 다희 2007/07/04 23: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두껍_아, 저 역시 만만해 보이는 걸까요-_-
      정말 너무 참아도 속병 생기는 듯..
      한마디 하고 싶긴 했는데 일이
      커질 것 같아서 피했어요 흐


      이뉴_짐 들었다놨다 하는 것 참;;=_=
      무모함을 좀 키워야겠어요, 세상은 제 생각처럼 아름답지 않으니 ㅠ


      Pesas_저도 그 자리가 좋은데 뒤에서 두번째랑
      세번째 창가자리. 나름 아늑하고 바람 쏘기도 좋고..
      이런 일이 있어도 버스 타는게 좋긴해요-
      오늘 약속이 있어서 지하철을 탔는데
      정말 퇴근길 지하철은 지옥ㅡ_ㅡ;;;;

  7. Favicon of http://creamyrevolution.com BlogIcon 맥스 2007/07/05 03: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야말로 미국에서는 보기 힘든 광경이지요.
    예전에 샌프란시스코에서 살면서,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학교를 다녀봤는데... 노인분들에게 자리 양보해주는건 저밖에 없더군요. 양보해주면, 어찌나 고마워하던지, 극구 사양을 하기도 하고.
    예의범절을 너무 악용하는 노인들, 가끔 참 얄미워요.
    (꼭 젊은 사람만 예의범절을 지켜야 하는것도 아닌데...)

    • Favicon of http://www.kimdahee.com BlogIcon 다희 2007/07/05 08:52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러게요. 젊은이만 예의범절을 지켜야 하는 건 아닌데..
      예의없는 젊은이들 많다고 하지만
      은연중에 젊은이만 예의를
      지켜야하는 것 같은 사회 분위기가..
      유럽여행 다닐 때 할아버지가 앞에 계신데
      앉아서 책보는 젊은이보고 놀랐던 기억이;

  8. el:) 2007/07/07 11: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는 정말 자리를 비켜드리고싶다가도, 알아서 비켜드릴텐데, 구지 막 그러는 분들이 좀 기분 언짢더라. ㅜㅜ 그리고 평소 삶에선 그렇게도 자신들은 어른이고 우리는 아래여서 항상 자신을 강자라고 강조하던 분들이, 단지 그 자리라는것에 뭔가 한없이 약해지는 게 싫더라...건강ㅇ을 떠나..흑...

    • Favicon of http://www.kimdahee.com BlogIcon 다희 2007/07/07 18:22  댓글주소  수정/삭제

      좀 얹짢은 정도가 아니라 많이 언짢아..-_-
      그렇게 성을 낼 정도로 건강이 안좋은건 아닌 것 같고..나중에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흐

  9. Favicon of http://oldboy.noonane.com/ BlogIcon 고구마 뽕방귀 OldBoy 2007/07/08 13: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디선가 본 기억이 나는데, 그런식으로 어느 할머니인지 아주머니가 눈치를 주자,
    젊은이가 자리를 비켜주면서 절룩거리는 흉내를 내더라는 기억이 나네요.

    • Favicon of http://www.kimdahee.com BlogIcon 다희 2007/07/09 08:43  댓글주소  수정/삭제

      ㅎㅎ아는 분이 저한테 그랬는데
      담에 일어날 때는 다리 불편한척 하면서 일어나라고;;
      -_-;;;;;

  10. Favicon of http://www.ufosun.com BlogIcon ufo 2007/07/12 16: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수술받고 오늘 병원 퇴원했어요>라고 말하면 안되나여??
    아님 말 못하는 사람처럼......수화하면서 귀가르키면서 손을 흔드는 겁니다.ㅋㅋ

  11. Favicon of http://www.predealcazare.ro/ BlogIcon Cazare Predeal ieftina 2011/10/18 15: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가사에서 흥미롭게도, 심지어 아주 좋아. 당신을 위해 좋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