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날마다 이용하시는 슈퍼가 있습니다.
제가 초등학교 5학년 때 여기로 이사 왔으니 벌써 14년 째네요-
슈퍼 말고도 단골로 이용하는 쌀집, 생선가게, 자장면 주인 아저씨,
아주머니는 저희 어머니 목소리만 들어도 바로 아십니다.
가족이 많다보니 이용횟수와 구매액에서 압도적일 수밖에 없고
이용한 곳만 계속 이용하는 어머니의 의리 때문에 더 그렇습니다.
그래서 슈퍼 아주머니랑은 어느새 친한 사이가 되었고요.
조금 나가면 이마트나 백화점 마트가 있지만 그런 곳을 이용하면
불필요한 물건들을 사게 되고, 돌아와서는 냉장고에 안쪽에 넣고 곧잘 잊어버려서
막상 먹으려고 하면 상해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래도 과소비할 가능성도 크고요.
이런 어머니의 지론으로 저희 집은 주로 재래시장이나 동네 슈퍼를 이용합니다.
그런데 어머니가 더는 그 슈퍼를 이용하지 않겠다고 하십니다.
그 이야기를 들어보니..
큰집인 저희집은 추석 때 친척들이 다 모이기 때문에 엄청난 양의 장을 보는데
어머니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거기서 장을 보셨고 아주머니가 꿀 수박이라고 적극 추천하는
바람에 계획에 없던 수박 세 통(차례상에 놓을 큰 수박과 작은 복수박 두개)을 사셨습니다.
그런데 차례상을 준비하려고 수박 뚜껑을 열어보니 칭찬이 무색하게도
꿀 수박은 빨간 얼굴이 아닌 하얀 얼굴을 들어냈습니다.
한 숟갈 떠보니 늙은 호박도 이보다는 달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지요.
그래도 열었으니 별수 없다는 생각에 억지로 먹었고 큰 수박과 함께 산 복수박은
설마 이렇지는 않겠지하며 잘라봤는데 역시나 허여멀건 했습니다.
수박값도 제철에 비해 두 배 가격이었으니 이 정도 되면 세 개 모두 환불을 외쳐도 괜찮은건데
어머니는 그냥 나머지 한통만 슈퍼에 들고가서 상황을 말하고 환불을 요구하셨습니다.
아주머니는 꿀 수박이 그럴리가 없다며 오히려 어머니를 탓하셨고
환불은 안된다며 물건으로 바꿔가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어머니는 앞에 보이는 도브 샴푸 하나를 집어드셨죠.
그런데 이 도브 샴푸가 5,600원이었고 들고간 복수박이 4,000원이었습니다.
이미 화가 좀 나셨던 어머니는 차액인 1,600을 지불하려고 했고 아주머니는
손사래를 치며 우리 사이에 뭘 그걸 주려고 하냐며 그냥 가라고 했습니다.
다음 날 어머니는 평소처럼 그 슈퍼를 이용했는데 아저씨께서 거스름돈을
안주려고 했다는 것입니다. 어머니는 왜 그런지는 모르고 받아서 돌아오셨죠.
그리고 또 다음 날 어머니가 계산을 하려는 데 이번엔 아주머니께서 어머니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보더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머니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저번에 1,600원..
이야기를 했더니 말 꺼내기가 무섭게, 아 네! 1,600원 아직 안 주셨어요! 하면서 계산대
옆에서 종이를 꺼내는 데 까만 매직으로 12동 아줌마 1,600원이라고 써져 있었답니다.
질겁하신 어머니-
분명히 저번에는 우리 사이에 무슨 차액을 받겠느냐고 그냥 가라고 하더니 종이에 써놓기까지
하며 장삿속을 챙기다니. 먹어보지도 않은 수박을 꿀 수박이라고 속이고 끝까지
미안하다는 말도 하지 않은 것만 해도 화가나는데 말이죠.
어머니는 긴말 하기도 싫어서 그냥 차액을 주고 나왔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윗동네 아파트 재개발로 그 슈퍼가 없어졌던 5년을 제외하고는 9년을
거의 매일 이용하면서 외상을 달아본 적도 물건이 안 좋다고 따지러 간 적도 없는데
고작 1,600원 때문에 그 슈퍼는 단골 고객을 잃었고 어머니는 믿음을 잃었습니다.
이제 더이상 그곳을 가지 않겠다고 하는 어머니. 그 마음을 알 것 같습니다.
쌓아올리기는 어렵고 시간도 오래 걸리면서,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는 것이 믿음인가 봅니다.
그래서 소중하고 귀한 것이 믿음이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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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참 사소하고 당연한 일인데
그걸 너무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신뢰라는 것도 그런건데.
수퍼댁 아주머니가 너무 심했네요.
어머님도 마음 많이 상하셨겠어요.
사소한 거에서 잘 다투고.
사소한 거로 틀어지기도 쉽고,
어머니 맘이 많이 상하신 것 같긴 했어요-_-
근데 또..왠지 몇달 있으면 또 가실 것 같다는..;
에 그래도 어떻게..이러시면서 ㅎㅎ
릴레이로 수필이 이어지는 분위기에서 언제나 쌩뚱맞은 댓글을 단다고 생각하지만... 다희님의 태그 선정은 정말 센스가 넘치는 것 같아요. ^-^
릴레이 수필..ㅎㅎ아 앞으로도 계속;;
그냥 주제어 나열이랄까요;;
가까운 사이일수록, 작고 사소한것 때문에 마음 상하고, 서로 멀리하게 되는 일이 참 많아요.
그래서 가까운 사이 일수록 더 조심하고
더 아껴주고 존중해줘야한다는..
정말 어렵지만서도..T ^ T
그 가게는 가장큰 것을 잃었군요.. 신뢰를.
그죠..
가장 크고 어려운.
얻기는 힘들지만 잃기는 쉬운 것이네요.
다희님의 어머니께도, 그 슈퍼마켓 아저씨네에도 안타까운 상황이네요. 신뢰의 가계를 잃고, 신뢰의 소비자를 잃었으니까요.
정말 안타깝다는;
어렵게 쌓고 쉽게 잃는..;ㅠ
동네 슈퍼답지 않게 왜 그랬을까요? 이해가 안가네요.
저 슈퍼가 동네에서 독보적인 존재거든요-
주변에 이만큼 큰게 없고,
확장공사하면서 예전보다 더 커지고..
그래서 욕심을 부렸나봐요 ㅠ
그러게요.왜 그랬을까요.근데 사실 요즘은 그런게 눈에 보일때가 있어요.친절하긴한데...뭔가 약간의 가식이 있는 상점주인말예요.왠지 참 씁쓸해지네요.거참 그 슈퍼주인 까칠하네요.몇천원에 신용을 잃다뉘.ㅡ,.ㅡ;
진심으로 대해주면 언젠간 알게되는데 말이죠..
사람한테 너무 기대를 하면 상처를 받는 법이지만
그래도 기대를 하고 희망을 거는 게 또 우리 모습인 것 같아요.
아 어렵;
이것은 나를 위해 정말 좋은 읽습니다. 당신은 내가 본 최고의 블로거 중 하나인 것을 동의해야합니다. 이 정보를 문서를 게시 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기사! 그것이 작품과 영향을 미치는 사람을 어떻게 흥미롭습니다. 나는 학문 쓰기 서비스 회사에 작업과 의학의 다양한 종류에 대한 기사를 써주세요. 게시물이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