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한 달간 국제도서전 카탈로그 작업으로 회사 전체가 비상체제에
돌입했던 이후로 오늘처럼 정신없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네요.
그 이유는 도리스 레싱의 노벨 문학상 수상 때문이었습니다.
(작가 고은님은 이번에도 수상을 하지 못했지만
이분이 상을 탔어도 회사 상황은 비슷했을 겁니다.;; 내년에는 꼭 수상하시길..)
회사에서 펴낸 도리스 레싱의 책이 세 권이나 되기 때문에
(민음사-다섯째 아이, 런던 스케치 / 황금가지-생존자의 회고록)
내일자 신문 광고와 책에 두를 새로운 띠지, 서점에 나갈 각종 피오피와
포스터를 만드느라 회사 전체가 온종일 들썩거렸습니다.
담당 편집자들은 수상소식 이후로 밤부터 초긴장 상태였다고 하고
제작부 이사님은 회식하시다가 제고를 확인해보라는 부름을 받았다고 하더군요.
미술부야 저것들을 다 디자인 해야하니 담당 디자이너들은 손에 모터를 달았지요.
바쁨이 최고조였던 점심 시간 이후에는 모두 등에 날개라도 단 것처럼 슁슁 날아다녔습니다.
작년 겨울- 저 역시 오르한 파묵이 누군지 모르고 있다가 서점에 깔린
'내 이름은 빨강' 겉면에 '2006 노벨문학상 수상'이란 문구를 보고
얼른 집어들었으니 광고가 파급 효과가 크긴 큰가 봅니다.
수없이 많은 광고 때문에 쓸모없는 고가의 물건들을 지른다고 하지만
책은 다른 물건들과는 질적으로 다르다고 생각 합니다.
사면 살수록, 읽으면 읽을 수록 그 값보다 몇배로 큰 마음의 양식을 가져다주니까요.
이런 기회로 많은 사람이 잘 모르던 작가의 책을 찾아보고
즐길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것이 어디 있겠어요.
하지만..과연 도리스 레싱의 책을 즐길 수 있을런지 걱정은 됩니다.
대표님께서 지나가면서 하는 말씀을 들어보니
이분의 글은 파묵보다 훨씬 난해하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더 읽어봐야겠다는 욕심이 들긴 하지만.
그러나..
.
.
.
.
.
저 위에서 벌어진 일들은 제 담당이 아니기에..저는 위의 상황과 관계없이
제가 맡은 신정일 선생님의 역사체험 시리즈 두번째 편을 끝내느라 땀을 뻘뻘 흘렸습니다..;;
표지디자인 최종 수정해서 교정 내보내고, 100장이 넘는 본문 사진 톤 맞추고,
다시 한번 전체 정리하고..빠듯한 일정에 맞추느라 이번 주는 어떻게 갔는지..
내일이 주말이 맞긴 한지 지금도 알딸딸합니다..
월요일 아침, 교정 보낸 게 색이 잘 나와서 무리 없이 필름을 넘길 수 있길 바라봅니다.
뭐..책이 제 손에 들어올 때까진 두다리 쭉 뻗고 자기 힘들지만..-_-
아, 정말 정신없는 일주일이었습니다.
아 정리하고 퇴근해야겠네요. 이제서야 배고픔이 몰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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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님은 또 내년을 기약할 수 밖에 없게 되어서 아쉽습니다. 편집 디자인이라는 건 정말 힘든 일인 듯 하네요..
도리스 레싱도 몇번 떨어지고 나서야 수상했따니
고은님도 내년에 받았으면 좋겠네요-
요즘 안 힘든 직종이 없는 듯해요..나름의 애환이..;
예전에 인쇄일할 때 채 50페이지도 안되는 브로슈어 붙잡고 오타 하나 이미지 해상도 하나에 밥도 못먹고 끙끙대던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손에 쥘 수 있는 결과물이라는게 있어서 그만큼 보람되고 설레이면서도, 그 결과물은 자신이 노력하고 신경 써준 것 이상의 거짓말을 해주지 않기 때문에 끝까지 조마조마 가슴 졸여야 하는게 이쪽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상식이 통하는 클라이언트를 만나는것도 정말 중요한것 같구요..ㅜ_ㅜ...앞으로도 예쁜 책 많이 만들어주세요^-^
책 한권 한권이 내 애들 같고..
보람있고 이쁘고 그래요..^-^
저희야, 클라이언트가 외부에 있는 게 아니라 회사분들이니까요-
노력해야죠- 이쁘고 좋은 책 마니 만들도록-
아아. 여러모로 다들 바쁜 하루였나봐요.
나도 오늘 회사일로 정신없어서 인터넷 한 번 제대로 못했는데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나왔다는 이야기 마저도 지금 다희양 블로그에서 처음 봐요;;
저도 결과가 나올 월요일 아침이 되기 전까진
가시방석 앉은 듯 할 것 같아요.
부디 결과가 좋아야 할텐데.
나나, 다희양이나; ㅎㅎ
ㅎㅎ언니도 무척이나 바빴나봐요!
매주 금요일은 주말이 껴서 그런지 일도 많고 동시에
내일이 주말이란 생각에 설레서 들떠있기도 하고^-^
아하, 하지만 이제까지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었는데,
월욜날, 오타를 발견하거나 사진이 이상하거나..
이런걸 발견할 듯한 불길한 예감...-ㅅ-
도리스 레싱의 수상이 반가운 건 절판된 그분의 책들이
다시 출판되리라는 것 때문이고 또, 횡설 수설하듯
(번역자분에겐 죄송하지만)번역된 책들이 좀 더 이해가
쉽게 재번역이 이루어 질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있죠.
반감이 생기는 것은 벌써부터 페미니즘의 대표주자라고
시작되는 부분들이지요. 좌파로서 활동을 해왔지만
페미니즘 운동을 한 번도 하신 적이 없거든요. 물론
소설도 주인공이 여성일뿐 인간의 상호관계의 변화에
대한 작품이 많지요. 소설이 난해하다는 건 시간이
해결해줄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예전에 90년대 초반
오예 겐자부로 소설들이 번역되어 나왔을때 단순히
그로테스크한 인상주의라고 규정하고는 이게 뭘까나
했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 겐자부로의 작품들이
그리 어렵지만은 않았지요. 아니 오히려 공감이 팍팍
되던걸요. 그가 노벨상을 타고 벌써 13년이 지난 요즘
도서관 한켠에서 만연원년의 풋볼을 읽으면서 재미있다며
즐기면서 읽었으니까요.
절판된 걸 다시 찍는건 맞는데
새롭게 번역 되는지는 모르겠네요-
좋은 정보 고맙습니다. 댓글보니까 더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도리스 레싱, 정말 힘들죠.
오래되신 여성 작가분들의 글이 난해한 경우가
많더군요. 저도 도리스 레싱 예전에 생존자의 회고록
나올 때 보고 참 힘들어했죠.
그런면에서 어슐러 르 귄의 '빼앗긴 자들'은 적절한
난해함과 빠져드는 상상력의 재미가 잘 버무려진 듯.
혹시 그거 차장님이 편집담당이셨나요-ㅎ
가끔 궁금한게, 자기가 싫어하는 작가나 관심없는 주제,
어려운 내용을 마주하면 어떤지..ㅎㅎ곤욕스럽겠죠?
빼앗긴 자들이라..제목이 매력적이에요-
뭘 빼앗겼을까 궁금..
아니요, 준영 선배였던 거 같은데...
자기가 싫어하는 작가나 관심없는 주제, 어려운 내용을 마주하면 당연히 곤욕스럽지만, 그래도 합니다...죠.
-_-;;
어슐러 르 귄의 작품들은 한 번 읽어보세요.
회사 내에 빼앗긴 자들도 있을 테니...
아나키스트들의 국가에 대한 SF입니다.
저도 이왕임 제가 관심있는 분야의
제 성향과 맞는 책을 하고싶...ㅎㅎ
sf라..;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시도해볼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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