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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AX T2 | Kodak portra 160VC | Kodak scan


온 벽을 저렇게까지 만들어 놓으면서 철거를 알려야 할 이유는 뭘까.

단지 철거를 알리기 위해서..?
외부인의 출입을 막고자..?
경계심을 주려고..?


밤에 보면 무섭기까지 한, 철거 전 건물의 모습..
짙은 벽에는 흰색 에어브러쉬로,
밝은 벽에는 빨간 에어브러쉬로,
철거란 단어를 반복해놓은 흉측한 모습에 입을 다물 수가 없다.

---추가---

러시아워 시간이 아니더라도 온종일 교통체증이 끊이질 않는
이수역 사거리에 도로 확장 공사가 결정났다.
차선을 확장하느라 길가에 있는 건물들은 하나 둘 철거되기 시작했는데,
사거리 바로 직전에 있는 건물 하나만 일 년이 넘도록 그대로 있는 거였다.

1층은 상가로, 위층은 사람 사는 집으로 이용되고 있었는데-
그 사람들은 구청의 압박을 받고 있음에도 갈 곳이 없어서 집을 못 빼고 있었다.
밤이면 슬며시 들어오는 창가 불빛과 하얀 빨래들..
그 모습이 처량하기 이를 데 없었다.
이 사진처럼 벽에는 온통 에어브러쉬로 철거, 철거가 반복돼서 칠해졌고,
그 견물은 흉물스러운 모습으로 2년을 버텼다.
공사는 끝났지만 4차선으로 달리는 차는 그 건물 앞에서는 3차선으로 차선을 바꿔야했다.
정말 이상한 확장 공사였고, 교통체증 문제는 별로 해소되지 못했다.

오죽하면 그 뒤로 나온 구청장의 선거 공약이
그 건물을 철거해서 제대로 된 확장 공사를 이루겠다는 거였으니,
구청과 사람들 사이의 골이 깊긴 깊은가보다 했다.

그런데 나중에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
집을 못 빼고 3년간 버티던 사람들은 가난해서가 아니라 보상을 더 받기 위해서였다고-
원하던 보상을 받은 건지 어쩐건지..몇 년 뒤 그 건물은 없어졌고,
도로는 정상적인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그 소문이 진실이였는지 거짓이었는지, 알 수 없지만..
한 동안 그 건물을 보면서 슬프기도 공포스럽기도 했다.
이제는 좀 씁쓸하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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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뿌하하 2007/11/22 13: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러게요.. 굳이 저렇게 할 것 까지야..

  2. BlogIcon 늦달 2007/11/22 16: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마도 살고 있는 사람을 쫓아내려고 그러는 것 같아요.
    세상이 갈수록 황량한데, 저 사진 보니 더욱 그러네요.
    쓸쓸한 풍경입니다.

  3. andyson 2007/11/22 17: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마두... 제 짧은 소견으로는

    외부인의 출입을 막고자 경계심을 주기위해 철거를 알리는 역할인듯 싶습니다...

    음...

    아님 말구요 -_-;;

  4. BlogIcon 스칼렛 2007/11/22 17: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늦달님 의견이 맞는 것 같습니다. 보통 저런 건 용역업체의 거주자 압박용이죠. 쩝/

  5. BlogIcon 늦달 2007/11/23 00: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추가로 쓰신 글을 읽어보니 더욱 입가에 쓴맛이 나네요. ^^
    가진 것이 없어서 나가고 싶어도 못나가는 사람들을 억지로 내보내려는 사회도 문제지만,
    가진 것이 넉넉하면서 돈 몇푼 더 받자고 없는 사람들 팔아 자기 이익을 취하는 것을 보면
    이 사회의 도덕이라는 것이 어디까지 왔나 의심스럽습니다.

    • BlogIcon 다희 2007/11/23 13: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세상과 사람들을 아름답게 보고 싶고,
      기대하고 싶은데..쉽지 않아요-

      저기 얽힌 모든 사람들이 어차피 자기 이익을 위해서,
      아귀다툼한 건데..누가 바른 행동을 한 건지 분간이 안가네요-ㅎ

  6. BlogIcon hello-shin 2007/11/23 02: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무섭네요. 저렇게 위협적으로 '철거' 라는 단어가 다가오기는 처음입니다. 미관상 안좋기는 물론이고 심적으로 괜히 부담이 오네요. 내가 사는집도 아니고 아는 건물도 아니지만 뭔지 모를 씁쓸함이 느껴져요.

    • BlogIcon 다희 2007/11/23 13:05  댓글주소  수정/삭제

      어제도 저 앞에서 멈찟했어요..-_- 어찌나 보기 안좋고 무서운지..
      도시 한복판, 많은 회사원이 다니는 길에,
      저렇게 큰 흉물스런 모습이 있다니..빨리 철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7. fleurs 2007/11/23 15: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무섭네요..;; 철거라는 단어자체가 주는 압박감도 만만치 않은데...

    • BlogIcon 다희 2007/11/24 20:08  댓글주소  수정/삭제

      철거라는 말 말고 예쁜 말 없을까요..
      하긴 압박받으라고 저렇게 해 놓은 거니까,,쿨럭;;-_-

  8. BlogIcon pesas 2007/11/24 11: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네, 제 부모님이 사시던 아파트도 끝까지 나가지 않으시려던 부모님을 쫓아내려고 저런 짓거리를 하고 펜스를 치고
    압박을 가하더군요. 다른 집이 소송에 이기자 엄청난 돈을 주고 소송 취하 시키고, 부모님쪽에서 소송을 진행하던
    변호사에겐 뇌물 몰래 줘서 증거 안 내게 하고, 함께 거부하던 사람 중 변리사나 법대생 등 싸움이 될 만한 집에는
    보상금 크게 줘서 포기시키게 만들고... 정말 더럽고 무서운 세상이더군요.
    하물며, 상가라면 주변 환경이 제일 중요한데 저런 짓을 하면 매출이
    떨어지고 어쩔 수 없이 포기하는 건 당연한 일이지요.
    사진에도 나와 있지만 지금 몇 집이 버티고 있는 듯하더군요. 가끔 지나가다
    보면 부모님이 떠올라서, 기분이 씁쓸하더군요.

    • BlogIcon 다희 2007/11/24 20:13  댓글주소  수정/삭제

      역시 각자의 경험이 오버랩 되면서 씁쓸해지나봐요.
      식사하시고 돌아오면서 저거 보면 속 안 좋아지시겠어요..
      정말 기분 안 좋으시겠다..

      저나 저희 가족은 법적 문제로 다툰 적은 없지만
      들어보면, 도중에 그만 둘 수 밖에 없다더라구요.
      아흐..어찌나 더럽고 무서운 세상인지. 퉤퉤..

  9. andyson 2007/11/24 12: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니. 어케 이 블로그의 댓글들은 이렇게도 진지하고 건설적인 겝니까!

    • BlogIcon 다희 2007/11/24 20:16  댓글주소  수정/삭제

      제가 농담도 잘 못하고, 곧잘 진지해지고ㅎㅎ
      글도 길게 쓰고 댓글이나 답변도 모두..덩달아 길고 자세히..ㅎㅎ
      블로그로 대화를 하고 싶다보니 아무래도 진지하고 건설?적인 분위기로 가나봅니다..^-^;;
      유쾌하고 재밌게 블로그 운영하는 분들도 꽤 있던데 저는 아무래도..ㅎㅎ-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