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고 저녁먹고 있는데 엄마가 막내 방에 들어가시더니 형광등 하나가 나갔다며 아빠에게 도움을 요쳥하는 거예요.
아빠는 익숙하게 벽장에서 여분의 형광등을 꺼내 막내 방으로 가셨죠. 그런데 순간 멈찟하시더니 이러는거예요.
"여보- 이제 동준이가 나보다 훨씬 크니까 내가 안해도 되지 않아?"
엄마는 아빠의 질문에 갸우뚱 하시더니 이내 웃으시면서
"생각해보니 그렇네- 이제 동준이 시키면 돼겠구나." 하셨지요.
대개의 집이 그렇듯 언제나 형광등을 가는 건 아빠 몫이었어요.
저나 동생들이 형광등을 가는 게 문제없을 정도로 키가 커졌어도 항상 집에서 가장 크고
힘이 센 사람은 아빠였으니까...스물 하고도 일곱 해를 형광등을 가셨던 거죠.
막내가 아빠보다 한뼘 더 커졌는데도 그건 아빠 아니면 못하는 일인 것처럼 아빠에게 부탁하고 있었네요.
아니, 막내가 아빠보다 한뼘 더 커진지는 오래전 일인데 가족들 맘속에
가장 크고 힘이 센 사람은 아빠라는 생각이 굳게 자리잡고 있었나봐요.
아빠는 오늘 막내에게 형광등 가는 법을 가르쳐주었고 이제 이 일은 막내 몫으로 넘어갔네요. ㅎㅎ
(가족이 많은 집에서는 은연 중에 각자의 몫이 있거든요.)
저랑 아홉살 차이 나는 막내 남동생.
엄마와 함께 목욕 시키고 엉덩이에 분가루 발라줬던 게 어제 일 같은데
누나~하고 부를 때 굵어진 목소리와 피아노 칠 때 보면 넓어진 등판,
슬슬 어린 얼굴을 벗어나 남자 골격이 나오는 얼굴이 어색할 때가 있어요.
세월 참 빠르다고 해야하나. 그런 막내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기분이 묘해지더라고요.
저는 동생만 셋을 둔지라 어릴 때부터 오빠 있는 친구들을 무척 부러워했어요.
그래서 동네에서 뛰놀던 어린 시절에도 동갑내기 친구들보다 오빠, 언니들하고 노는 걸 더 좋아했지요.
어릴 땐 오빠가 너무 갖고 싶은 나머지 엄마한테 나도 오빠 낳아달라는 말도 안되는 부탁을 하기도 했었고요-ㅎㅎ
생각해보면 별로 좋은 언니, 누나가 되지도 못하면서 나는 좋은 언니, 오빠가 갖고 싶은 마음만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훌쩍 크고 더 믿음직스러워진 막내를 보면서 왠지 저도 오빠가 생긴 것 같은 든든한 마음이 드네요.
더는 오빠 있는 친구들을 부러워하지 않아도 되겠죠?
다음 주에는 중학교 졸업식이라고 하는데 하루 휴가내고 엄마랑 축하해주러 다녀와야겠어요. ^-^
긁으신 분들~ 메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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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어렸을때 그냥 의자에 올라가서 갈라고 해서... -_-;;;;
제 동생도 그렇게 교육을 시킬껄 그랬나봐요-ㅎㅎㅎ;;;
아버지께서 그 일이 지겨우셨나 보다.
진작에 눈치 좀 채지!! ㅎㅎㅎ
그러셨나봐. 훌쩍...T^T 근데 아이디 바꿨어? 누군가 했네~
으하하, 긁고 깜짝 놀랬습니다. ^^
긁을 수 밖에 없는 글을 많이 남기셨으면서!! ㅎㅎㅎ
이거 은근히...재밌는데요? ^-^
사실 제 남자친구가 잘 이용?하던 건데 저도 재미들렸어요...'-'
흠칫! -_-;;
담에도 종종 이용해야겠는데요? 크큭;;
밑에 여백을 남겨두고, 긁은 사람 메롱이라뇨-_-!
낚였다. 파닥파닥~
후후후...담엔 여백만도 남겨보고, 깜짝놀랄만한 뭔가도 남겨보고 그래야겠어요..
사악한 웃음. ㅋㅋ
이제 형광등을 가는건 내가 되었다;;;;
신성한 장가를 가셨으니;;ㅎㅎ
로또 긁는것 만큼이나 긴장되는 다희씨 블로그의 묘미... -_-
대단한 칭찬인데요. . .? 쵝오 -_-b
아울러 저에게도 로또와 같은 행운이...엄;
전 혼자서도 형광등 교체 잘한다죠. -_-;;;
혼자 살면 또...어쩔 수가 없,,
전 계속 동생 시킬 생각인데-ㅎㅎ
난 심지어 형광등을 사다가 갈아야 해.
집에서는 아무도 신경은 안써...-0-;;;
맞다 맞아~ 집더하기에서 형광등 사고 있다는 거 몇번 들은 것 같아-ㅎㅎ
계속 수고해줘 -_-후후;;
이런 훈훈한 이야기에 마지막 반전이;;;
식스센스못지않은데요?;ㅋㅋ
근데 막내동생분이 정말 어리시네요.
전 요즘 중,고등학생들 보면
쟤네 군대는 언제갔다오나 하는 걱정이 들어요;;; 오지랖도 참-_-ㅋ
아 식스센스...저에게 가슴아픈 영화예요,
그거 보려는데 다 본 사람이 옆에 지나가면서 반전을 말해버리는 바람에 완전 좌절...-_ㅠ
그래도 벌써 이만큼 큰 거 보면 금방 군대 갈 것 같아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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