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퇴근 직전에 따끈따끈한 신간이 배달되었다.
언제 들어올까 계속 귀를 쫑긋하게 세우고 있었기에 왔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제목이나 바코드에 이상이 없는지 책등은 잘 맞았는지 확인하다가 교정 색하고 다르게 나온 띠지 때문에 깜짝 놀랐다.
표지는 감리를 봤기 때문에 생각한데로 나왔지만 띠지는 어떻게 된 영문인지
채도가 떨어지는 풀색대신 너무 밝고 쨍한 연두색으로 인쇄되어 있었다.
그래서 표지와 좀 안어울리고 촌스럽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는데 봄이니까 쨍한
연두색도 괜찮다는 부장님의 말씀에 마음을 다독이고 재판 때 다시 신경쓰기로 했다.
사실 책에 띠지를 두르게되면 표지 밑 부분을 가리게 되기 때문에 디자이너로서는 신경이 많이 쓰인다.
(의외로 사람들이 띠지를 버리지 않기 때문에 더..)
그래서 밑이 비치는 트레싱지에 띠지를 인쇄하기도 하지만 서점에 나가보면
트레싱지에 인쇄된 띠지는 쉽사리 찢어져서 그게 결코 좋은 방법이 아니란 생각이 든다.
내가 책을 만드는 입장이 아니라 구매하는 입장이 되면 아무리 띠지라도 찢어진 종이가 둘러진 책은 사기 싫기 때문이다.
입사한지 얼마 안 되었을 때는(지금도 막내긴 하지만;;) 최대한 예쁘고 고급스럽게 만들고 싶어서
특이한 종이를 기웃거렸고, 박(펄박, 금박, 먹박...등등)이나 라미네이팅, 에폭시, 형압 등
다양한 후가공에 욕심을 냈지만 책을 쌓고 나르는 과정에서 표지가 찢어지고 훼손되고
많은 사람들 손을 거치며 때가 많이 탄...창고에 쌓인 책들을 본 후로는 튼튼하게 만들어서
제작비나 재료비를 절감하는 것도 디자이너의 중요한 역할이란 생각이 들었다.
띠지 때문에 이야기가 좀 길어졌지만...^-^;
이 책은 국내에서도 연애중독, 내 나이 서른 하나, 슈거리스 러브, 플라나리아, 블루 혹은 블루...
등으로 유명해진 야마모토 후미오의 나오키상 수상작-울게 될 거야라는 작품이다.
나도 이미 연애중독이나 내 나이 서른 하나를 읽어 봤기 때문에 이 작가에 대해서는 대충 알고 있었지만
디자인을 위해 받아본 이 원고는 기존에 접해본 그녀의 책들보다 훨씬 흡입력이 있었다.
그래서 화장실 다녀오는 것도 잊은채 단번에 읽어버렸고 읽은 후에 느낌도 강렬해서 방향도 금방 잡혔다.
회의를 통해 그림을 발주하기로 했는데 우선 여자 주인공인 쓰바키가 등장했으면
좋겠고 여자의 인상은 아름다우나 허무한 느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작가 세명의 포트폴리오를 모았고 편집부와 상의해서 코코미씨에게 그림을 맡기기로 했다.
코코미(예명)씨는 허밍어반스테레오 앨범 자켓 그림으로 유명해진 작가인데 머리속에 그려진 느낌을 잘 표현해줄 것 같았다.
다행히 그려준 시안 두 가지가 모두의 맘에 들었고 오히려 의견이 팽팽하게 맞설 정도로 양쪽다
좋다고 해서 시간이 좀 걸렸는데 결국 글에 담겨져있는 실제의 쓰바키와 더 흡사한 쪽으로 결정났다.
그 시안이 최종 그림인데 화가 구스타브 클림트의 그림 '유디트'처럼 비슷한 허무한 눈빛과
자기 몸을 가볍게 감싸안은 약간은 처연한 포즈가 아름답지만 가련한 여인-쓰바키의 모습 같았다.
다만 코코미씨가 준 그림은 원래 머리가 갈색이었는데
무언가 머금은듯한 느낌을 주기위해 그라데이션으로 바궈줬다.
작업하면서 어려웠던 게 구조상 제목과 내용을 얹히기가 애매해서 고민을 많이 했는데
처음엔 제목이 지금처럼 가슴 위치가 아니라 목 옆에 공간에 두 줄로 위치했었다.
이런저런 상황?... 때문에 지금의 위치로 제목이 옮겨지게 되었는데...이건 아직도 안타깝다.
쓰바키가 동백꽃이라는 뜻이기 때문에 여기저기에 동백꽃을 넣었고 본문 장 시작하는 부분과 페이지 번호에도 꽃을 넣었다.
표지 종이는 애초부터 '화인메탈'을 쓰려고 생각했었는데 표지에 쓰기엔 너무 얇은 100그램이
전부라서 그나마 화인메탈과 비슷하고 펄지중에 잘 마른다는 두성 스타라이트에 인쇄했다.
폰트는 본문에는 sm 신신명조, 표지와 날개에는 작은 명조는 sm, 좀 큰 명조는 산돌명조, 고딕은 주로 윤고딕을 썼다.
올려야지 생각하면서 시간이 지나면 못올리고 말기 때문에 우선
대충이라도 쓰자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이래저래 말이 길어졌다.
(그래도 못 쓴 이야기가 많지만....^-^;;)
중간중간에 역시나 내 생각대로 진행할 수 없었던 적이 꽤 있었지만...그래도 큰 어려움없이 책이 나왔다.
예쁘게 그림 그려준 코코미씨께 고맙고 처음 맡은 소설이었는데 옆에 베테랑 과장님이 많이 도와주셔서 다행이었다. ^-^
책을 만들 때는 최선을 다한다고 하지만 언제나 끝나고나면 더 잘할껄...아쉬움이 남게 마련이다.
계속 재밌게 만들 수 있길 기대하며 앞으로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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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다희님의 자식(응?ㅋ)이 세상에 나왔군요^^
전체적인 색상과 그림이 참 좋네요~ 왠지 책읽고 나면 저도 울게 될거 같은 느낌ㅎㅎ
책 대박나시길 바랄게요~~ㅎ
울음이 막 터져나오기 보다는 쓰바키(주인공 이름)에 대한 연민이 생기면서
너도 참 별 수 없구나...하는 생각에 코끝이 찡해진달까요-ㅎㅎ
고마워요!
와..신기하여라.. 이런거 하는 분 보면 디게 신기하던뎅..
저희 사무실 웹디만 봐도 신기해 한다는...ㅎㅎㅎ
알면 참 별거 없답니다. ㅎㅎ 특히 요즘엔 디자이너가 아니더라도 맥과
어도비 프로그램에 능숙한 분들이 많아서 금방 잘 만드시더라고요. ^-^
띠지는 버려도 되는거였어? (버리긴하지만) 아주 거추장스럽지 않거나 벗기는게 더 이쁠때 아니면
왠지 미안해서 잘 안버리곤했거든 흐흐
짧은머리 언니로 결정됐네. 이쁘다,
어짜피 띠지는 버리는거니까요~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나만해도 은근히 계속 두르고 있어.
그래서 아예 띠지를 높여서 커버처럼 쓰는 경우도 있지.
긴머리 언니가 얼굴은 더 이쁘게 생겼는데 말이야-ㅎㅎ
개인적으로 왜 띠지 같은 건 달아서 불편하게 만드는지 모르겠다는 ㅋㅋ 전 책 사자마다 띠지는 버려요. 그래서 띠지 없이 책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많이 한답니다만~ 북 디자이너가 띠지로 이렇게 고민을 많이 할 거라고는 생각 못했어요. ㅋ
띠지를 둘러야 할 때도 있지만 꼭 띠지를 만들어야하나 싶을 때도 많아요.
어떤 쪽이든 띠지도 표지와 함께 보이는거니까 디자이너가 신경을 써야할 부분이죠.^-^
난 띠지도 책의 일부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따로 모아 둡니다 ㅠ_ㅠ
CD의 사이드 라벨도 안쪽에 정리해서 보관하죠...
이 세상엔 이유없이 존재 하는게 없어요 으하하하하하 ㅠ_ㅠ
어떤 분은 잘 벗겨지니까 책사면 띠지랑 표지를 곱게 테이프로 고정시키던데 ^-^;
따로 모아놓기도 하는군요. 뱃살마저도 존재 이유가 있다잖아요..-ㅁ-
와 또 책이 나왔군요^_^
보람차시겠어요.
아직 책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책 표지만 보아도 어떤 내용인지
알거 같아요(거짓말 살짝 보태서 ㅎㅎ) 쪽수에 동백꽃이 그려져있는 것도 예쁘고
요리조리 둘러보니 다희님의 정성이 가득 들은 '한 권'인 것 같아요.
표지에 써져있는 글씨는 러브레터인가요?
제 핸드폰에도 러브레터로 바꿔놓았는데, 언제봐도 참 정겨운 글꼴이에요!^_^
아무쪼록 축하드려요^_^!!
책 표지를 보고 어떤 책일지 연상된다면 목적의 반은 달성했네요.
어떤 책 보면 내용을 읽고 급 실망을 할 정도로 표지가 재밌어 보이기도하죠.
윤 러브레터체 맞아요. 흐흐 직접 글자 쓰고 만들고 했었는데 이걸로 결정되서 조금 아쉽기도-ㅎㅎ
고마워요 은혜님~(한 선생님 수업들어서 좋겠어요. 저도 신신명조 8포인트로 자기소개 쓰고 싶어요...)
표지와 안어울리는 띠지가 많기도 하고 쓸데없이 광고만 써있는 경우도 많아서 저도 띠지는 항상 버립니다. 근데 띠지도 디자이너가 신경쓰는 거였군요! 저는 다른 누가 대충 만들어서 덧씌우는 줄 알았습니다. :)
네. 생각외로 신경써야할 부분이 많아요- 물론 거기엔 띠지까지 포함되고요.
의외로 커버 디자인 말고도 해야할 일이 많아요.
난 띠지 둘려있으면, 책갈피 대신 쓰곤 했는데
조금 지나니까 살짝 귀찮아지더라;
요즘은 띠지 둘려있는 책 사게 되면 과감하게 버리게 되더라고;
ㅎㅎㅎㅎ
다희 얘기 듣고 보니까 그냥 책갈피로라도 가지고 있어야겠다 싶네.
책 궁금하다. ^^
사놓고 아직 못 읽는 책이 책상에 한 가득인데; 이건 또 언제 본담. ㅎㅎㅎ
나도 띠지 책갈피로 쓰는데- 책갈피는 이쁜거 사놓고선 맨날 어디다 뒀는지 잊이버려서...'-'
버려야지 하면서도 이거 만든 디자이너도 나처럼 고민했겠지 싶어서 안 버리고 끼어놓고 있어-
흐흐, 주말에도 책 두권 샀는데 요즘은 사진 책만 읽는다 마구;
읽고 싶은 책은 쌓여만가고~ 언제 다 읽지.
확실히 띠지가 애매하지. 나 같은 경우엔 책에 뭐 손을 대는게 싫어서, 최대한 원본 그대로 보관할려고 하는 성격인지라 띠지도 그대로 보관하거든. 근데 책을 책장에 꽂아놓고 살기 시작하니까 이 띠지가 책장에 있을때는 묘하게 보기 싫어지더라. 책마다 띠지 높이도 좀 다른거 같고, 영 걸리적 거리더라고. 그래서 띠지를 그냥 다 모아서 버려버렸지 -_-;
왠지 근데 이거 포트폴리오 모아놓는 듯한 느낌이 드는데? ㅎㅎ 아직 학생인거 같;;
맞아- 띠지 높이가 상황마다 달라서 찢어질 걸 고려해서 보통 5센티 이상은 주지만
띠지를 커버처럼 쓸 때는 세로폭 3분의 2가 될 때도 있으니까;; 책장에서 보면 삐죽삐죽 보기 싫기도 하지.
이 블로그 처음 목적이 포트폴리오용이었던 건 알아? ㅎㅎ 지금은 많이 일기처럼 변했지만.
지금은 포트폴리오용으로 보이는건 싫어서 실제로 만드는 책은 더 많지만 어쩌다가 올리는데-ㅎㅎ
오호!
흐흐, 그때 보여준거데로 갔어!
멋진 디자인이군요.(^^). 기회가 되면 책을 읽어 보고 싶어지네요. 책 내용은 어떤가요? 추천할만한 책이라면 한번 읽어보고 싶네요.
전 정말 재밌게 읽었어요. 딴건 몰라도 야마모토 후미오가 여자 심리는 잘 알고 있거든요. ^-^
안녕하세요!
오래만에 올븥갔다가 링크타고 놀러왔습니다. 디자이너시군요. 반가워요ㅋ
북 디자인을 오랜만에 접하니 예전 제가 학생일 때 에디토리얼 디자인 강의 하시던 분이 생각나네요.
당시 제가 원하던 디자인분야는 아니었지만 나름 알찬 배움이었거든요.
덕분에 좋은 글 많이 읽다 가네요. 종종 들리겠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종졸 놀러오셔서 흔적 남겨주세요. 반갑습니다. ^-^
우왕 이쁘닥;;
부정하는 자아과잉을 스타일로 표현하고 싶어하는 어떤 청춘의 스모키 화장 + 뚱한 표정의 컴비네이션이군염~
아 그리고 띠지는 원래 고이 접어 책갈피용으로 쓰는 -_-;
오덕기질 + 컬렉터 기질이 있다면 조심히 보관하;;; -_-;;
해석이 좋아요~ㅎㅎ 강하고 쿨한척 하지만 사실은 여리고 해바라기과인 주인공-
많은 여자들이 처음엔 이해안간다 하면서도 마지막엔 공감할 것 같아요.
혹시 dawnsea님도 테이프로 고이 붙여 보관하시나요-ㅎㅎ
쭈삣대다가 .. 한켠에 축하 인사 놓고 갑니다.
축하해요. 그리고 수고하셨네요. ^^
항상 하는 일인걸요. ^-^ 고맙습니다~
비밀댓글입니다
봤어요~^-^ 고마워요!
분명히 리플을 달았던 것 같은데..제가 꿈을 꾼걸까요..;;
표지가 정말 맘에 든다고..그림이 몽환적이라고 한 거 같은데..
다희님이 디자인 한 저 책을 보려면 난 얼마나 더 오래 기다려야 할까요.......
참, 속지 페이지 숫자 옆의 데이지 비슷해 보이는 꽃 송이도 아주 맘에 들어요. ^^
꿈 속에서 다셨나봐요. 그런데 언니 말 듣고 저도 본거 같아서 위에 찾아봤다는..;; 흐핫
오래지나지 않아 보셨으면...여기는 아침부터 비가 많이 와요.
그곳은 어떤지 궁금해요.^-^
지난 주말에 오랫만에 서점에 간 김에 찾아봤어요.
역시 이렇게 보던 책을 실제로 보면 느낌이 참 묘한 것 같아요.
예쁜 책 세상에 한권 더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_^
왠지 헐벗은 느낌이 들어요-ㅎㅎ 요즘 전보다 좀더 팔리고 있다고 들었는데 잘 있던가요?
이걸 만든 저도 서점에서 만나면 기분이 묘하고 얼굴 빨개져요-ㅎㅎ
예쁜 책 앞으로도 많이 만들께요~ 응원해주세요!
제가 살짝 서가 위에 여기저기 흐트려트려놨는데 효과가 있었나 모르겠어요, 지난번 그림동화도 그랬었는데. >ㅂ<
제가 본 다희님 작품들은 서가에서 그 진가를 발휘하는 것 같아요.
늘 기대할께요. 화이팅~ ^-^
지나간 과거를 후회하지 않고, 앞선 미래 걱정에
현재를 놓치지 않으렵니다..^-^
이미 사진 찍다가 비바람을 맞아버렸네요-_-;;
콜록콜록;;
좋은 기사! 그것이 작품과 영향을 미치는 사람을 어떻게 흥미롭습니다. 나는 학문 쓰기 서비스 회사에 작업과 의학의 다양한 종류에 대한 기사를 써주세요. 게시물이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것은 모든 사람을 도와 수 있습니다. 당신은 훨씬 덜 화려한있어 여기에 정보를받는하면서도 실제로는 웅장한 게시 announcing.Essentially는지의 크기 주장입니다! 당신의 전반적인 업무를 인식할 수 있도록 내 중소 기업이 문제 동안뿐만 아니라 전문가에 의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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