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서 머리를 감고 수건으로 물기를 닦고 있는데 갑자기 얼굴에서 축축한 것이 느껴졌다.
샴푸가 잘 안닦였나하고 수건으로 얼굴을 훔쳤는데 헉...빨간 피...-_-
코피가 흐르고 있었다. 그것도 줄줄...-_ㅜ
물로 씻어내고 휴지로 막아봐도 멈추지 않는 코피 때문에 허둥지둥 대느라 하마터면 회사에 지각할뻔 했다.
아픈 곳은 없는데 코피가 나니까 괜히 어디 아픈 것 같고, 몸으로 느끼는 것보다 훨씬 더 피곤한거 같고...;;
생각해보면 옛날엔 피곤하면 코피를 곧잘 흘렸는데, 코피가 나는 것도 정말 오랜만의 일이라서 나름 반갑기도했다.
하지만 이런 측은한 마음은 잠시.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 코피에 얽힌 재밌는 사건이 생각나서 웃음이 났다.
때는 10년을 거슬러 올라가 단발머리 중학교 시절.
우리 학교는 남녀공학이었고 내 친구들이 그랬듯 나 역시 좋아하는 남자애가 있었다.
하지만 그 친구를 좋아하는 여자애들이 어찌나 많은지 반 하나를 따로 만들 수 있을 정도였다.
좀 논다는 친구부터- 예쁜 친구, 착한 친구, 심지어 싸움 잘 하는 친구까지도...;;
그 친구가 잘 생기거나 여자애들한테 친절한 것은 아니었는데 반장이라는 아우라와 중학생에걸맞지 않은
180이 넘는 큰 키 덕분에 농구를 했다하면 그 친구가 들어간 편은 무조건 이겼던게 인기의 주된 요인이었다.
나는 그 친구와 가끔 마주치면 볼만 발그레해질뿐 말도 몇 마디 말도 못 붙여봤는데
이게 어찌 된 일인지 그 친구가 나를 좋아한다는 소문이 학교에 퍼졌고,
학교에서 가장 싸움을 잘 한다는, 그리고 그 친구를 좋아하기로 유명?했던
건너반에 무시무시한 아이가 수업이 끝나고 나를 찾아왔다.
걔는 내 앞에서 뭐라뭐라 큰 소리를 질렀지만 나는 이해도 안갔고 억울한 마음이 목까지 올라왔다.
하지만 그 아이의 엄청난 덩치와 화난 표정을 보니 개미소리도 낼 수 없었다.
싸움이 붙었다는 소문을 듣고 구름 때같이 아이들이 몰려들었고 기세등등해진 걔는 나를 한 대 칠 기세였다.
근데 그 때 내 입 위로 차가운게 느껴졌는데 손등으로 닦아보니 이게 왠걸! 코피였다.
그리고 반대쪽 코에서도 코피가 흐르기 시작했다. 한마디로 쌍코피;;; (겁먹으면 쌍코피가 터질 수도 있구나.-_-)
나도 놀랐지만 나를 금방이라도 때릴 것 같던 걔는 더 놀라서 펄쩍 뛰었다.
하긴 놀랐겠지. 내 몸에 난 털끝 하나도 안 댔는데 내가 코피가 났으니;;
화장실로 가서 흐르는 코피를 막고 걔는 별 잘못한 것도 없는데 미안하다고 손이 발이 되도록 빌었다.
그러더니 결국 자기가 그 친구를 너무 좋아하는데 자기 맘을 안 받아주니까 너무 화가 났다는 말까지 털어놓았다.
그리고 다음날. 학교를 와보니 걔가 나를 때려서 쌍코피를 터트렸다고 소문이 나있었고,
내가 좋아하던 그 남자애는 자기 때문에 내가 해를 입은 것 같다며
친절 모드로 변신해서 주번도 아닌데 같이 청소도 해주고 사탕도 주고 그랬다.
아마도 그 친구가 나를 좋아한다고 소문이 났던건 같이 임원을 해서였던거 같은데...-_-
난...뭐 한 것도 없이 어이없는 일을 당하고; 코피가 터지고; 덕분에? 그 친구랑 친해진 셈이 되었다.
그 뒤로는 우리는 각기 다른 남고, 여고로 진학을 했고 대학에 올라가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되었다.
지금은 그냥 가끔 연락하는 친구 사이가 되었지만 사실 난 걔만 생각하면 이 사건이 생각나서 자꾸 웃음이 나온다.
그리고 울그락 불그락 하던 그 여자애의 얼굴과 이름 석자도 똑똑히 기억한다.;;
(아마 너무 겁먹어서이겠지. 작년에 동대문 밀리오레에서 옷을 팔고있는 걔를 우연히 보고 어찌나 놀랐던지;;)
코피 이야기하다가 이야기가 길어졌지만. 다행히 오늘 아침의 코피 사고는 회사에선 별탈 없이 지나갔다.
회사에서 한창 일하다가 그랬으면 뭔가 극적이었을텐데;; 조금 아쉬운 마음도 든다. ^-^;;
사람들이 많은데서 힘없이 쓰러지거나, 팔 다리가 가늘어 보살펴주고 싶은 이미지는 역시 나랑 안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다.
흐하...시간 지나면 모든게 별거 아닌일이 되어버려서 이 또한 지나가리라...생각하기도 하고
우연이 우연이 거듭되서 황당한 사건을 만들기도 하고;
그 일이 시간이 지나... 생각만으로도 이렇게 웃음짓게 되는 추억으로 남기도 한다니. 참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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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재미있는 일화를 가지고 계시네요. 글읽으면서 웃음을 참을수가 없네요...ㅋㅋㅋ
저같은 경우는 코피가 나질 않는 타입이라 어릴때는 코피가 나는 애들을 부러워 한적이 몇번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코피가 나면 양호실에 가거나 조퇴를 했거든요...^^;;
전 위염이랑 장염 때문에 양호실 많이 들락날락 거렸어요-ㅎㅎ
코피는 어쩌다 가끔-_- 이거 말고도 웃긴 일화 몇가지가 있는데 종종 소개? 해드려야겠어요. ㅎㅎ
하핫. 저도 글읽다가 웃겨서 참을수가 없었어요. 푸핫하고 웃어버렸다는 ㅋㅋㅋ
전 예전에 싸움말리다가 제가 말리던 애가 피해서 상대의 주먹을 제가 얼굴에 맞았고....
아침부터 쌍코피 주르륵...ㅋㅋㅋ 뭐 그래서 커질뻔한 싸움이 유야무야돼서 다행이긴했습니다만ㅋㅋ
요즘 야근 자주 하시는거 같던데 피곤하신가봐요~ 피곤할땐 박카스~(응? 이게 아닌듯 ㅋㅋ)
비슷한 상황이긴 한데 진하님은 억울하게 맞으신거잖아요 ㅠ
펀치로 쌍코피가 날 정도면 얼마나 세게 맞는건지. 덜덜;;
근데 또, 생각해보면 중학교 때 남자애들 치고박고 많이 싸웠었는데...
그중에 크게 싸우는 애들은 한편의 영화를 보는 것 같기도 했고요 '-'ㅎㅎ
박카스는 없지만 오늘 아침도 따뜻한 원두커피로 시작했어요. ^-^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코피 한방울 안나는 억울한 인생이여... ㅠㅠ
좀 억울하긴하죠? 가끔 피곤하고 힘든게 얼굴에 드러나야 되는데;
항상 혈색좋고 방긋방긋하면 너무 몰라들 주니까...'-'ㅎㅎ
그만큼 건강하다는 증거겠지만요-^-^
코 안쪽의 혈관이 약한게 아니라면 몸이 많이 피곤하기 때문에 코피가 흐를수도 있답니다. ^^
얼마전에 빈이도 이른 아침부터 코피가 흐르는데 지혈이 안되어 근처 대학병원에 급하게 간 일이 있었어요.
뭐 혈관도 약할뿐더러 자주 코를 후비다보니..^^;;
바쁘시겠지만 여튼 시간이 날때 충분한 수면을 취해주시고 계절에 따른 음식 잘 먹어두세요.
어릴 때는 빈이랑 비슷한 증상?으로 병원가는 친구들 많더라고요.
초등학교 때 친하던 친구도 병원가서 레이저로 혈관을 지지직했다는;;-_-
아프긴한데 그거 하고나면 코피는 안 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집에 들어가면 오렌지나 바나나, 과일통에 있는거 아무거나 먹어요~
게다가 요즘은 눕자마자 5분안에 잠들어서 눈뜨면 아침이네요.ㅎㅎ
잠은 충분히 잘자서 다행이예요.^-^
재밌네요 ㅋ
전 예전에 한 친구가 까불어서 때리지는 않고 얼굴을 살짝 밀었는데 그 친구가
코피를 흘리더군요. 그 녀석은 워낙 코피를 많이 흘려서 별명이 딸기코였죠 ㅎ
딸기코 ㅋㅋㅋ 그런 별명치고는 깜찍한데요!
아, 그 분은 반경 1mm안에 들어오는건 무조건 다 조심하고 봐야겠어요.
드디어 제주도 여행기가 모두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오셨군요. 그동안 정말 재미있게 제주도 여행 한 듯한 기분입니다. ^^
네 일주일간 드문드문 포스팅을 하고 이제 정말 안녕이네요.
재밌게 보셨다니 고맙고 반갑습니다.
저는 오히려 코피가 너무 잘나서 문제였는데~;;
조금만 무리해도 줄줄줄....쏟아짐에 몸서리쳤던 기억!
아...저 위에 댓글에 써놓은 친구를 보는 것 같네요.
크니까 괜찮나요? 자주 그러면 그것도 참 곤란할 듯해요
그리고 처음 오시는 분 같은데...반갑습니다!
아핫...웃기네요..ㅋㅋㅋㅋ 졸지에 굽신굽신 모드가 된거로군요~
전 왠만해선 코피가 안나서..-ㅅ-;; 예전 누구 코피를 내본 적은 있어도...--;;;;
제가 키가 고등학교 때 다 큰거라서 그 땐 정말 작았거든요.
좀만 덩치가 크고 싸움 좀 할 줄 알았으면 덤벼보는건데.(과연-_-)
예전에 싸움 좀 하셨나봐요?ㅎㅎ 화려했던 과거여;;
회사에서 코피나셨었으면 하루 종일 여왕님처럼 떠받들여지며 쉴 수 있으셨을텐데...;;;
.....물론 그 다음날에 어떤 소문이 나고 사람들이 어떻게 변모할지에 대해선 책임못짐~ㅋㅋㅋ
그렇다고 여왕처럼 받들여지진 않았을...-_-
소문나도 뭐 딱히 무서울 것도 없;;ㅎㅎㅎ
인사도 없이 댓글 달았군요;;
디카촬영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해서 방문하게 되었네요.
음....어릴 때부터 코피로 고생을 많이했죠!
고등학교때 코피를 너무 쏟아서 결국 쓰러진 기억이 납니다.
병원에 가니 과다출혈이라고...제 귀를 의심할 정도;;
야근이 길어지면 학창시절 못지 않게 쏟아졌습니다~
결국 업무에 차질이 생길우려에 2년전 여름휴가때 수술했죠!
요즘은 쏟아질 정도는 아니지만 가끔 피곤하면 나더군요.
이건 약을 먹어도 소용없습니다~
수술할 때 눈물이 날정도로 고생했지만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런건 잘 기억하고 있어서 처음 오시는 분들은 바로 알거든요.^-^
그 정도면 수술하셔야 했겠네요. 한게 천만 다행!
이 데이터는 내 숙제를 위해 정말 멋진 경향이 있습니다. 내 생각에 당신은 모든 것을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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