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정말 많이 내리는 주말입니다.
금요일밤 여름맞이 가족여행으로 기차를 타고 정동진에 일출을 보러 갔다가 흐린 날씨 때문에
일출은 커녕 바닷물에 발도 못 담그고 묵호항과 환선굴을 구경하는 내내 우비를 쓰고 돌아다녀야 했어요.
지난번 담양 여행 이후로 그런일은 없을꺼라고 생각했는데 굿이라도 한판 벌여야하나 봅니다.ㅎㅎㅎ;;
그래도 가족 여섯 모두가 갓잡아 올린 오징어회도 먹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다는 환선굴까지 구경했으니 피곤해도 보람있는 주말을 보낸 것 같아요.
이번 여행은 사진은 별로 못찍었으나 현상하는데로 올리기로 하고 오늘은 오후에 본 영화 한편 이야기할까 해요.^-^
영화를 좋아하는 지은 언니가 예전에 정말 재밌다며 행복한 엠마 행복한 돼지 그리고 남자라는 영화를
(줄여서 행복한 엠마) 추천했었는데 장대비 내리는 지금에서야 그 영화를 보게 되었네요.
우리가 보통 극장에서 보게 되는 영화는 대부분 헐리우드 영화이거나 국내영화고 간간히 일본 영화나 중국영화가 섞여있죠.
그리고 보통의 유럽영화나 제3세계 영화는 말이 좋아 예술영화지;;
예술적 감수성이 있는 사람들만 좋아하는 지루한 영화쯤으로 폄하하는 것 같아요.
아니라곤 해도 헐리우드 영화의 기승전결이나 블록버스터의 화끈한 액션과 박진감,
슈퍼 히어로의 등장 혹은 마네킹같은 남녀 배우의 모습에 익숙해져 있어서 그런지
오늘 본 행복한 엠마같은 영화는 따분하게 느끼는 분들도 많을 것 같고요.
하지만 영화를 보고 스트레스를 풀어야 겠다는 기대감을 지긋이 내려놓고 조금은 어색한 스토리 진행과
느즈막한 편집을 친근한 눈으로 바라보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재밌는 유럽영화가 참 많은 것 같아요.
특히나 이 행복한 엠마라는 독일영화는 무겁게 다룰 수 밖에 없는 도살, 불치병, 죽음이라는 주제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봤다는 것이 헐리우드 영화에서는 느낄 수 없는 감동을 안겨주거든요.
그럼 사심이 가득한 영화의 스토리를 말하자면 할아버지 때부터 도축업을 해온
엠마는 홀로 돼지와 닭, 오리를 키우며 농장을 운영하며 살고 있습니다.
밀린 세금 때문에 전기와 전화기는 끊긴지 오래고 조만간 빚을 갚지 못하면 농장도 경매에 뺏길 위기에 처해있죠.
엠마에게 특이한 점이 있다면 다른 도축업자처럼 잔인한 방법으로 돼지를 도살하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 가족처럼 키운
돼지를 자기가 죽을때 인지도 모르게 안아주면서 키스를 해주고 대화를 하다가 칼로 재빠르게 도살하는 것이예요.
채식주의자들은 불쌍한 동물을 위해 고기를 먹지 말자고 외치지만 전세계의 과반수 이상이 육식을 즐기기
때문에 이게 모두에게 지켜지길 바라는건 불가능한 일인 것 같고 그나마 인도주의적인 측면으로 도축을 하려면
(여기에 대해서는 생각이 많지만 말하기 시작하면 길어질 것 같아서 패쓰)
이런 엠마의 도축 방식이 그나마 덜 잔인한 것 같아요. (밧줄로 묶고 끌고가 내내 슬피 울게 하다가 죽음으로 내모는 것 보다는)
그리고 영화 제목의 행복한 엠마와 돼지가 나왔으니 그리고 남자가 나올 차례입니다.ㅎㅎ
도시에서 칼같은 셀러리맨으로 살아온 막스는 췌장암 말기라는 의사의 진단을 받고
망연자실해서 돈통을 들고 고속질주를 하다가 난간을 뚫고 절벽 아래로 추락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게 하필 엠마네 집 마당이었던거죠. 대화할 가족도 없고 돈도 필요했던 엠마는 남자를 구하고
돈통도 구한뒤?;; 증거인멸을 위해 차에 기름을 붓고 활활 태워 버립니다.
남자는 아침이 되어 눈을 떳고 돈통이 없어진 것을 알았지만 그게 도둑질의 결과이기에
벙어리 냉가슴처럼 말도 못하고 그날부터 엠마네 창고에 거주하게 된거죠.
세상물정 전혀 모르고 돼지만 바라보고 살던 엠마와 조미료병까지 A부터 Z까지 일렬로 맞추어야
직성에 풀리는 막스는 겉으로 보기엔 전혀 어울리지 않는 한쌍이지만 슬금슬금 정이 쌓이게 됩니다.
하지만 우연히 락앤락 돈통(막스의 귀여움을 엿볼 수 있는 락엔락 돈통 ㅎㅎ)을 엠마의 서랍에서 발견한 막스는
너무 화가나서 다시 보지 않을 기세로 집을 나서지만 갈 곳 없고 병든 처지라 다시 엠마가 마련해준 창고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죠.
그리고 막스는 엠마가 3대째 내려온 농장이 남의 손에 넘어가게 할 수 없어
자신의 돈을 탐냈음을 알게 되고 엠마의 빚과 밀린 세금을 대신 갚아줍니다.
그날 밤 오랫동안 전기 없이 등불로 유지되던 농장에 전기불이 들어오자 어린애처럼
펄쩍펄쩍 뛰며 좋아하는 엠마를 얼싸 안으며 막스는 더없이 화사한 웃음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막스의 췌장암이 너무 심해져서 읍내 병원으로 실려가게 되고
어차피 수술을 할 수도 없으므로 그냥 차분하게 죽음을 맞기로 합니다.
그리고 엠마는 그런 막스와 결혼을 결심하지요. 결혼이라고 해봤자 혼인서약을 해주는 한명과 경운기 하나가 등장할 뿐이지만요.
후반부로 갈수록 깊어지는 막스의 다크써클만큼이나 막스의 구토 증상도 심해지지만
엠마는 그런 막스를 마음이나마 편하게 해주기 위해서 참으로 따뜻하게 보살펴줍니다.
그리고 아무런 약물 치료도 없이 온몸에 퍼져나가는 암과의 고통을 더는 바라볼 수 없어
자신의 돼지를 죽음으로 인도하던 그 수많은 날들처럼 막스를 그렇게 저세상으로 보내게 됩니다.
다른 점이 있었다면...돼지가 아닌 사랑하는 막스이기에 이번에는
절대 할 수 없다며 칼을 한번 놓았고 두 볼에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는거예요...
유난히 긴 영화 제목인 행복한 엠마 행복한 돼지 그리고 남자는
그리고 뒤에 행복한이라는 말이 또 한번 붙어야 할 것 같습니다.
도살과 췌장암, 죽음...우울하고 무겁게만 느껴지는 이 세가지 주제를 행복하게 풀어냈다는
점만으로도 이 독일영화에 한시간 반이라는 시간을 투자할 이유는 충분한 것 같아요.
아마도 그게 남을 신경 쓰기 보다는 자신의 신념으로 살아가는, 그리고 무대포 정신이지만
누구나 느끼는 행복은 아닌 사소함에 웃음 지을 수 있는 엠마이기에 가능한거 겠지만요.
아참 이 영화는 클라우디아 슈라이버가 지은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한 것이기 때문에
저처럼 책으로 다시 한번 읽고픈 분들은 사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한동안 아이언맨, 스피드 레이서, 헐크, 핸콕 등;; 연이어 헐리우드 블록버스터들만 보다가
간만에 신선하면서도 가슴 뭉클한 영화를 봤더니 감정선이 좀 제자리로 온 기분이 들어서 좋네요.
이렇게 글을 길게 쓰면 자세히 봐줄꺼란 기대는 하지 않지만
그냥 멈추지 않고 이말 저말 쓰는게 좋아 오늘도 길게 써버리고 말았네요.
그리고 긴 포스팅 하는 동안 비 때문에 가로수가 넘어져서 전봇대를
들이받는 바람에 삼십분 동안 온동네에 정전이 일어나는 헤프닝이...;;;
아아아, 벌써 시간이 이렇게 늦어버렸어요...=_= 잠도 안오는데...;;;
내일은 무시무시한 월요일이네요! 모두다 편안한 밤 되시길~;;
ps -> 원래 독일 싸이트 http://emmas-glueck.pandorafilm.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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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분하게 느끼면서 줄창 졸았던 1人, 굉장히 찔리는 마음으로 댓글쓰고 지나간;;; 엄;;;
존게 아니라 그냥 꿈나라로 갔지?!-_-;; 네비아때도 그렇고...;;
헐리웃 블록버스트에 참으로 길들여진 오빠님하;;ㅎㅎ 쳇 =_=
아 이거 영화로 나왔어? 나 군대에 있을때 이거 책을 플 누나가 보내줘서 읽었었는데, 상당히 재밌게 봤었어. 그나저나 막스가 저런 이미지로 나오다니;; 엠마는 소설속의 이미지와 얼추 비슷한거 같다. :)
...후 안 그래도 볼거 많은데 이것도 후보 리스트에 넣어야 하나 -_-;
소설 읽다보면 이거 영화로 만들어도 재밌겠다 싶은게 있잖아.
이 소설이 딱 그랬을 것 같아. 난 영화로 먼저 보게 되었지만 소설도 분명 재미있을듯.ㅎㅎ
영화속 막스는 병들고 힘없는 다크써클쟁이라서 엠마가 번쩍번쩍 들어올리고 그러던데?
방학이니까 머리식힐겸 하나, 둘씩 보면 되겠다.^-^
-ㅁ- 우왕 이런 영화도 있군요. 아마 저도 줄창 헤드뱅잉할듯 ㅠㅠ
그나저나 웃는얼굴뒤에 시퍼런 칼이라니
엠마가 더 무서운데요... 덜덜덜;;
덧. 첫줄에 제목을 보면서 '...그리고 남자' 에서 행복한
이라는 단어가 없는걸 보아하니 남자는 불행한가? 이러고있었다죠-ㅁ-
두번째 사진에서 프레임 바깥, 엠마의 오른손에는 시퍼란 칼이 들려있죠.-_-;
보통의 도축이 그렇지만 엠마의 할어버지도 돼지 목에 밧줄을 묶어
창고로 끌고가는 통에 돼지가 자기의 죽음을 알았다고 해요.
그런 모습을 본 어린 엠마는 자기가 크면 그렇게 도축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고 하고요.
흐흐;; 스토리가 잔잔하게 흘러가서 많은 남자분들이 헤드뱅잉할 것 같은 영화...;;ㅋㅋ
어쨌거나 영화속 주인공 남자는 행복하지만요.ㅎㅎ
얼마전 도축 사진을 보고 난 후라 그런지 어쩐지 맘이 짠 하네요.
..그것과는 관계없이 스토리도 맘이 짠 하네요.
아...덕분에 짠 해지는 밤이에요.
전봇대는 무사한가요? ^-^;
그러게요. 그 전시는 처음엔 징그러울지 몰라도 이래저래 생각할 기회를 주는 것 같아요.
어떻게보면 동물원이란 곳도 사람의 여가생활을 위해 만들놓은 이기심의 산물쯤으로 볼 수 있잖아요.
저도 보고나서 마음이 짠했어요. 특히나 마지막에 막스를 떠나보내는 장면에서는 주르륵...;;
그래도 캐릭터가 살아있는 엑스트라들이 웃겨줘서 전체적으로는 밝고 유머러스한 분위기예요^-^
전봇대는 무사한지는 확인못했지만 20분 정도 있다가 다시 불이 들어왔네요.'_' 에궁
이 영화 개봉때 추천해주신 기자분이 계셔서 꼭 봐야지했는데 결국 놓치고말았던.^^;;; 혹여 나중에 시간되신다면 페르세폴리스 란 영화도 챙겨보세요.유쾌하고 진중한 영화가 드믄데 그런영화랍니다.^^ 간판내려간 이후로 볼 수 있는 경로가 아직 쫌 불안정하긴하지만..ㅡㅡ;;;
저한테 이 영화 추천해준 언니가 필그레이님이 말한 페르세폴리스도 재밌다고한 것 같아요.ㅎㅎ
이런 영화들이 여러 상영관에서 오래 걸려있었으면 좋겠는데...
그리고 씨네큐브나 몇몇 마이너 영화관에서 지원금을 받고 이런 영화만 상영해줬으면 좋겠네요.
큰 영화들에 밀려 보석같은 영화들을 지나쳐 버리는건 슬퍼요.-_ㅠ
이거 책으로 먼저 읽었는데 영화라니...또 다른 재미가 있을듯..^^
기회되면 봐야겠어요.
그리고 이뉴..안녕? ^^;
앗 플언니다.ㅋㅋ 플언니가 읽고 좋아서 오빠에게 보내준거로군요~흐흣.
무심하고 반듯한 독일이란 나라의 느낌이 영화에도 묻어나있어서 재밌어요.
웃다가 울다가 재밌게 봤네요. 언니에게도 강추.^-^
독일 영화군요. 근데 상상만 해서는 약간 섬뜩한 기분이 들긴 하네요. 저 같은 경우도 실제 일어날 법한 사람냄새 나는 영화들을 좋아하긴 합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꼭 여자친구랑 함께 봐야 겠습니다. :) 길게 쓰셨지만 끝까지 재미있게 읽은 1인입니다. +_+
스토리 적다보니 길어져서 빼놓긴 했는데 재밌는 요소들도 많아요.^-^
그래도 재밌게 읽어주셨다니 고맙...+_+
독일 여행 갔을 때 -_-<-요런 무심한 표정을 짓고 있던 독일 남자들 얼굴이 오버랩되서 실실 웃었답니다.ㅎㅎ
유럽영화는 졸음과의 싸움이라는데..
이건 흥미로운 것 같네요
예술영화는=수면제 영화라는 등식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운가봐요.
워낙 헐리우드 영화의 진행이 빠르고 화려하다보니 상대적으로 유럽영화는 더 느리게 느껴지고 무채색의 느낌으로 다가오죠.
아궁, 그래도 이 영화나 수면의 과학같은 건 잔잔하지만 주제에 대한 접근 방법이 독특해서 재밌었어요.^-^
우리 진짜 같은 동네사람 맞구나.ㅎㅎㅎ
끄하하하, "정전" 대목에서 강한 동질감을 느끼는~~!!!
진짜 강한 동질감이다.ㅋㅋ 얼마나 깜짝 놀랐던지;;
근데 진짜 웃겼던게 아파트 관리소장 아저씨가 한~~참 있다가 이러이러한 상황으로 정전되었는데
한전에서 고치려면 한시간정도 소요...라고 말하자마자 온동네 불 다들어왔잖아.
아저씨 체면이...-_-; 한시간 정전이었으면 그냥 자는 수 밖에 없지 뭐 ㅎㅎ
아주 누군가가 어떤 노력을하고있다 만나서 반가워 ... 우수한 작동합니다.
당신의 일은 당신이 그것에 노력했을 아마 감지할 수있을 정도의 것입니다.
단지 여러 블로그를 돌아보고. 게시 유형은 실제로 우수합니다.
아침에 하조대로 겨울바다 구경하러 가느라-
일찍 인났어요-아쉽지만..-_ㅠ
강원도가 춥다는 건 유명하지만-
와 박물관은-정말 산속에 콕 있어서
엄청 추웠어요~
석명씨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olip
좋은 기사! 그것이 작품과 영향을 미치는 사람을 어떻게 흥미롭습니다. 나는 학문 쓰기 서비스 회사에 작업과 의학의 다양한 종류에 대한 기사를 써주세요. 게시물이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