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내지는 책장을 여는 순간부터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까지
옴싹달싹 못하게 만든다라는 수식어는
경영서도, 순수문학이나 에세이도 아닌
추리소설에 가장 적합한 표현이란 생각이 듭니다.

평소에 하드보일드나 호러 영화는 카메라 앵글이 뒤로 빠지면서 언제 무엇이 튀어나올지 모르는 불안함과
화면을 가득 매우는 빨간 피가 주는 공포감 때문에 즐겨 보기는 힘들어 하지만
(극장에서 봤던 가장 무서운 영화가 장화, 홍련이니 말 다했음. -_-)
같은 주제라도 비쥬얼이 아닌 텍스트로 옮겨 담으면 이야기가 좀 달라집니다.
그래서 소설을 영화로 만든 작품같은 경우 서로 비교하면서 보는 재미가 쏠쏠하구요.

아마도 책으로 보면 눈과 귀의 즉각적인 자극 없이 머릿속으로 상상의 날개를 펼치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
특히나 끔찍한 장면 없이도 흥미진진하고 짜릿함을 선사하는 추리소설은
읽고 있다보면 이런게 책읽기의 묘미란 이런구나!
박수가 절로 쳐집니다.

회사에서는 밀리언셀러클럽(줄여서 밀클)이라는 추리, 호러, 스릴러 소설을 전문적으로 출간하는 라인이 있습니다.
사실 저는 요즘에 나온 추리 소설보다는 애거서나 홈즈 선생이 만든...
두뇌의 힘만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다소 수동적인 고전 추리물을 좋아하긴 하지만 밀클을 읽다 보면 종종 그것들을 능가하는
그야말로 인간의 복잡한 감정들을 하나하나 자극하고 충족시켜주는 책들과 만나게 됩니다.

(잠시 다른 이야기를 하자면 언뜻 보기에는 전집같아도 앞표지를 보면 단행본처럼 각기 다른 디자인으로 되어 있어서
밀클 디자인을 위해 항상 피, 좀비, 총, 칼...과 같은 무시무시한 폴더;;들을 소지하고 있습니다.
저 무서운 여자예요. -_-++


그중에 특별히 꼽자면 다카노 가즈야키가 쓴 13계단과 어제 읽게 된 신간 천사의 나이프가 그랬는데
둘다 일본 추리 소설작가의 등용문이라고 할 수 있는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작으로
빈약한 구석이 한군데도 없는 탄탄한 구성과 줄줄줄 텍스트를 쫒아 흘러가게 만드는 문장의 흡입력이 탁월한 것 같아요.

(에도가와 란포는 일본 추리 소설계의 아버지격인 사람으로 미국 추리 작가인 에드가 앨런 포를
존경한 나머지 자신의 이름을 에드가 앨런 포의 일본식으로 바꿨다고 해요.
에도가와 란포상 같은 추리, 호러, 스릴러 문학상에는 영국 추리 작가 협회상 CWA,
에드거 상, 애거서 상, 앤소니 상 등이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천사의 나이프의 대략적인 줄거리를 말해 보자면 어린 딸과 함께 카페를 운영하는
히야마씨는 어느날 3인조 괴한에게 아내를 잔인하게 잃게 됩니다.
하지만 범인들은 중학생 신분으로서 14세 이하는 처벌하지 않는다는 일본 소년법 아래 
어떠한 댓가도 치루지 않게 되고 언론은 물론 범인의 신상일체를 공개되지 않는 법조항 때문에
히야마씨는 가해자에게 사과는 커녕 그들이 누구인지도 모른체 마음속에 한을 품고 살아가게 됩니다.

그런데 4년이 지난 어느날 자신의 카페에 찾아온 담당 형사로 부터 듣게 된 놀라운 이야기...
아내를 죽인 3명의 범인들이 차례대로 살해당하고 있다는 것이죠.
아내를 잃고 히야마씨가 언론에 대고 외친 "국가가 벌을 주지 않으면 내 손으로라도 복수하겠다!"라는 말 때문에
그는 경찰의 의심을 받게 되는데... 과연 그가 벌인 복수극인지 아니면 책 제목처럼 정의의 천사가 존재하는 것인지,
아님 전혀 예상치도 못한 제3자가 개입되어 있는 것인지...

이 소설이 특이한 점이라면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청소년 교화, 갱신이라는 명목 때문에
어떤 처벌도 받지 않는 소년법의 헛점과 그 법으로 인해 평생을 고통받는 피해자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가
추리극 안에 녹아들어 있다는 것인데 분명 작가가 다루기 힘들었을만한 소재임에도 
지루하게 설명하거나 설득하지 않아서 읽는 사람도 자연스럽게 함께 고민하게 됩니다.
일본에서는 실례로 소년법에 엮인 범죄가 여럿 있었고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서도 벌어지고 있기 때문에
그저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이야기라고 치부시키기엔 엄청난... 사회문제인 것 같아요.

암튼 350페이지 가량 되는 책을 세시간 동안 읽으며 어찌나 손바닥에 땀이 나던지 막판에 반전에 반전을 거듭할 때는
그래서 범인이 누구라는거야! 혼자 소리치면서 발을 동동 굴렀습니다.

편집부장님 말씀을 들어보니 13계단과 천사의 나이프처럼 사회적인 문제를(13-사형제, 천사-청소년 범죄)
공론화 하면서도 대중적이고 흡입력이 강한 책을 찾기 힘들다는데
오랜만에 책이 주는 짜릿함을 만끽한 것 같아서 기분이 좋네요.
킬링 타임할만한 책을 찾고 계신다면 강추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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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책] 천사의 나이프 - 모순, 책임 그리고 인간의 조건

    FROM 레이토피아 RayTopia 2009/04/07 10:52  삭제

    2년 전 쯤 교통 사고를 당했다. 몇 달 동안의 병원 치료를 겪으며 몸과 마음이 많이 힘들었다. 그러나 가해자는 보험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전화 한 통 없었다. 대신 나는 보험 회사 담당자와 목소리를 높이며 싸워야 했다. 왜 내가, 피해를 입은 내가 싸워야만 보상을 받고, 그 보상으로 위로를 삼아야 하는가. 내 잘못이 아닌데. 교통 사고를 당해 본 사람이라면, 그 처리 방식의 황당함에 화를 내지 않을 수 없다. 피해를 본 나에게 사고 수습의 모든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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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www.raytopia.net BlogIcon 레이 2009/03/19 14: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히가시노 게이고에 요즘 필 받았는데, 이 책들도 한 번 읽어볼만 하겠군요 ^^

    (그나저나 세계문학전집은 지금 7권째 도전 중이라는 ㅋ)

    • Favicon of http://www.kimdahee.com BlogIcon 다희 2009/03/19 17:49  댓글주소  수정/삭제

      히가시노 게이고... 잘 모르는 작가인데 검색해보니 정말 다작하시는 분이네요.
      서점에서 표지 디자인 덕분에 한번쯤 눈여겨 본 책들이 많은데 한번 읽어봐야 겠어요.
      글구 세계문학전집 7번째 도전 멋져요~^-^ 포스팅 할 때마다 잘 읽어보고 있답니다.

  2. Favicon of http://shagall.tistory.com BlogIcon 하늘다래 2009/03/19 16: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추리소설 안본지 꽤 됐는데...
    소개를 읽고 보니 보고 싶어 지는걸요? ^^
    꼭 한번 챙겨 볼께요^^

    • Favicon of http://www.kimdahee.com BlogIcon 다희 2009/03/19 17:50  댓글주소  수정/삭제

      흥미진진함과 재미, 플러스 생각할거리까지 던져주는 책이었어요.
      옴싹달싹 못하게 만드는 책은 흔치 않은데... 13계단과 함께 자신있게 추천해요~!

  3. Favicon of http://www.gili4u.com BlogIcon 기리 2009/03/19 23: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제 일본 추리소설 '용의자 X의 헌신'을 읽어보고 마지막 반전에 깜짝 놀라면서
    일본 추리소설들에 살짝 관심이 생겼는데 우찌 이리 또 딱맞쳐서 소개를 해주시네요.ㅋ
    항상 총,칼,피등을 소지(?)하신다고 하시자만....다희님은 아무리봐도 안무서워보이는데요.

    • Favicon of http://www.kimdahee.com BlogIcon 다희 2009/03/21 14:56  댓글주소  수정/삭제

      용의자 x... 일본에서 영화로도 만들어져서 국내에도 곧 상영되는거 같던데.
      그렇게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거나 생각치도 못한 사람이 범인이면!!
      이 소설도 그런 추리소설의 덕목을 잘 갖추고 있어요.ㅎㅎ

  4. Favicon of http://abysmal.tistory.com/ BlogIcon 대따오/불면증 2009/03/20 14: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읽고 싶다는 강력한 욕구를 지긋이 발로 밝아주고 있습니다.
    아직 세금 밀린것도 해결 못 한 주제요.. 에효..ㅡㅜ

    • Favicon of http://www.kimdahee.com BlogIcon 다희 2009/03/21 14:58  댓글주소  수정/삭제

      친구랑 학교 앞에서 잠시 자취할 때 가스요금 몇달치 밀려서 가스관 끊으러 오겠다고 했던게 기억나네요.
      그거 끊으면 문화생활이 문제가 아니라 당장 밥도 못해먹으니. ^-^;;

  5. Favicon of http://anygiven.tistory.com BlogIcon john 2009/03/20 16: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난 개인적으로 저런 시선은 위험하다고 생각해.
    법의 헛점을 이야기하려는 것인지, 사람에게 있어서 소년범죄의 경각심을 일깨우려고 하는 것인지.
    소설이라는 도구를 통해서는 그 구분에 있어서 명확하기란 어려울텐데 말야.

    사실, 이 점에 있어서 모호하게 정의내려준다면,
    인기소설로서 최고의 조건일텐데....쟁점은 살짝 맛만 보여주고.
    소설적 재미는 살리고,..아마도 그러겠지? 그런 스타일임?

    • Favicon of http://www.kimdahee.com BlogIcon 다희 2009/03/21 14: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법의 헛점을 이야기 하면서 경각심을 일깨우는데 그게 아무래도
      피해자의 입장이다보니 구 소년법이 잘못 되었다는 논조지.
      아무래도 소설이다 보니 감정에 호소하는 식이지만 말이야~
      일본도 교베살인사건이나 여타 소년범죄들 때문에 지금은 14살 이하도 처벌을 받는다고 알고 있어.

  6.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9/03/20 17: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추리 좋죠.. &^^

  7. Lus4life 2009/03/21 02: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음....한심하게도 지금까지 추리소설 읽은 적이 없는 것 같네요. 영화를 좋아하고 넘 많이 봐서 그런지 독서량이 너무 줄었어요. 오늘 (위성) TV를 아주 끊어 버렸음. 독서도 독서지만 TV가 집중력 떨어뜨리고 시간을 너무 잡아먹어서 말이죠.

    봄이라 그런지 어디 도망(여행??)가서 추천해 주신 소설책이나 잔뜩 읽을 수 있으면 좋겠음.

    윽... 근데 연말정산하고 나니 추가로 세금을 내야 하는군요. 이런 봉급도 쥐꼬리 인데...

    • Favicon of http://www.kimdahee.com BlogIcon 다희 2009/03/21 15: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멍 때리고 티비 앞에 있다보면 시간만 잘가고 남는 것도 없고... 그래서 리얼리티 프로그램 아니면 티비는 잘 안봐요.
      그러고보니 요즘엔 보고싶은 영화가 별로 없어서 영화관 안간지도 오래 되었어요.
      봄이고... 짝꿍님 올 때까지는 시간이 많으니 책도 읽고 여유를 더 즐길 수 있겠는데요?

    • Lus4life 2009/03/23 01: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마누리오기전까지 저보고 자기 직장 잡아두라는 군요.ㅋ 논문실적을 많이 쌓아 두어야 내년 봉급이 ... ㅎㅎ 아기가 10월 예정이라 이젠 돈도 벌어야 한다는 중압감. 매일 3시간씩 마누라와 전화하며 아기를 어떻게 키울까 이야기 하고, LX 3카메라에 이어 아기 stroller도 구입해야 할 것 같아서 뭘 사야 할지 둘이 고민중. 바삐 일해야 하는데... 큰일이죠? ㅎㅎㅎ

  8. fleurs 2009/03/21 11: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은 달달한 연애소설이 보고싶어요. 무서운건 잠시 미뤄두고...ㅎㅎ

  9. Favicon of http://yoon-o.tistory.com/ BlogIcon VISUS 2009/03/21 17: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황금가지 쪽 책은 아니지만, 며칠 전에 세미콜론 쪽 책을 지른 1人
    (어쨌거나 민음사....^^)
    앞으로 히가시노 게이고에 관심을 가지신다면 '백야행'도 권합니다.

    • Favicon of http://www.kimdahee.com BlogIcon 다희 2009/03/23 20:42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래 미르님과 더불어 두분이 추천을 해주시니 안읽어볼 수가 없네요~
      세미콜론 책은 무엇을 사셨으려나? 혹시 에밀리? '_'

  10. Favicon of http://essence.tistory.com BlogIcon f.verdure 2009/03/22 19: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음에 기회되면 꼭 읽어봐야겠네요...
    주말내내 감기때문에 약먹고 방콕했어요.. 지금은 컨디션이 많이 좋아 졌어요...
    화사한 봄날 되세요. ^^!

    • Favicon of http://www.kimdahee.com BlogIcon 다희 2009/03/23 20:42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이번 주말은 장판이 난지 내가 장판인지 모를 정도로...-_-
      잠도 정말 많이 잔거 같아요~ 오늘은 춥던데 내일은 더 춥다네요. 날씨가 우후죽순!

  11. Favicon of http://www.myrrh.co.kr BlogIcon myrrh 2009/03/23 00: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백야행 추천이요. ㅎㅎ

  12. Favicon of http://www.hera282.com BlogIcon hera 2009/03/23 01: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장화홍련 너무 무서웠어요 -_-;
    저도 text로 옮겨 놓으면 좀 달라진다는 말에 공감가는걸요 ^^
    담에 책살땐 저놈들로 한번 ^^;

    • Favicon of http://www.kimdahee.com BlogIcon 다희 2009/03/23 20:44  댓글주소  수정/삭제

      특히 싱크대밑에서 뭔가 나오려고 하는 장면;;
      으악 정말이지 무서운 영화는 못보겠어요~-_ㅠ
      저 책들은 영화처럼 무섭거나 하지는 않고 손에서 떼기 힘들 정도로 재밌으니 다음에 한번 읽어보세요.

  13. Favicon of http://humblemiracle.com/ BlogIcon miracle mineral solution 2011/09/16 20: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 같은 시청자 혜택을 수도 있습니다 좋은 표현.

  14. Favicon of http://www.uggbootssaleebay.com BlogIcon UGG BOOTS SALE 2011/11/20 17: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외람된 말이지만, 카탈로그를 구할 순 없을까요?

  15. Favicon of http://www.designer-handbags-jewelry.com BlogIcon knockoff handbags 2011/12/04 13: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부끄럽지만 난 저 책은 몰라, 그냥 저 구절이 좋아서 빌려왔어~
    읽어바야지^-^병조 홈피 즐겨찾기 되어있당-ㅋ

  16. Favicon of http://www.cheapknockoffhandbags.net BlogIcon knockoff handbags 2012/01/22 20: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기사! 그것이 작품과 영향을 미치는 사람을 어떻게 흥미롭습니다. 나는 학문 쓰기 서비스 회사에 작업과 의학의 다양한 종류에 대한 기사를 써주세요. 게시물이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17. Favicon of http://thewakening.net/ink-container-refill-deal-any-do-it-yourself-factor/ BlogIcon printer ink cartridges amazon 2012/02/02 10: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는 매우 본 웹 사이트를 발견하게되었다. 난 그냥이 도움이뿐만 아니라 가치 통과 사람에게 말하는 덕분에 원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