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런 귀한 책을 이제서야 알아본 것일까 통탄할 때가 있다.
통탄이라고 감히 표현한 것은 책이 나에게 주는 울림이 너무나 커서
마지막 장을 넘기고도 한동안 멍하니 있을 수밖에 없어서이다.
얼마 전에 다시 읽은 양귀자의 모순이 그랬고
어제 읽은 전혜린의 목마른 계절은 더했다.
어릴적 막연한 편견에 전혜린 소설은 나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영화 글루미 선데이처럼 읽으면 몸의 말단까지 그 우울함이 퍼질 것만 같아서.
그런데 책도 사람 만남같이 인연이 존재한다.
호수에 돌멩이를 던졌는데 그 파동이 잔잔하게 퍼지면
나 또한 그윽한 눈으로 바라봐주면 그만이지만
너무 큰 물결이 넘치면 감당할 수 없어지고 어떤 형용사도 입 밖으로 내뱉을 수 없다.
읽으면서 마음에 드는 구절이 나온 페이지는 귀퉁이를 접어놓는 습관이 있는데
너무 많은 페이지를 접었더니 책 끝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마치 내 입 모양처럼.
그래도 여기에 꼭 소개하고 싶은 몇 구절을 적어보련다.
관능을 흔드는 먼지 섞인 봄바람과 해이하게 풀린 연한 하늘을 보면
어떤 머언 메아리처럼 취기의 여음이 가슴속을 휘흔든다.
그래서 막연히 거리를 걷고 있는 자기를 문득 발견할 때가 있다.
'봄에 생각한다' 中에서 (1964)
괴로워하며 모든 것에서 공허와 권태와 몰락만을 발견하게 되고
죽음에의 항로에의 유혹을 생생하고 강렬하게 받고생의 의지가
거의 완전히 마비되어버리는 몇 주일을 꼭 겪어야 하는 것이 나의 가을이다.
'가을이면 앍는 병' 中에서 (1964)
오랜만의, 참으로 오랜만의 구김 없는 미소였다.
불어오는 따스한 염풍은 식욕을 자극한다.
모래를 맨발로 밟고 식당으로 걸어갈 때의 그 감촉...
내 발은 살아 있는 육체같이 따사롭고 보드라운 모래를 감각한다.
'1964년, 여름 만리포' 中에서 (1964)
나는 무엇보다 생을, 이 생을 긍정할 수 있어야만 한다.
나는 이 일회적인 생을 열망해야만 한다.
나는 이 내적 기분을 극복해야만 한다.
아니면 내 자신을 상실하는 것이기 때문에.
'죽음에 대한 공포와 삶에의 의지' 中에서 (1959)
돌아갈 수 있는 곳을 가진다는 건 좋은 일이다.
따뜻한 아궁이로, 가족에게로, 엄마의 젖가슴으로...
어느 곳이든 그를 위한 사랑과 기도가 있는 곳이면...
그것은 인간에게 내면의 평안과 외면의 자신을 준다.
'헤세로부터의 편지' 中에서 (1959)
우리의 고독은 '영혼의 전달'이 불가능한 데서 생기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지속이 불가능한 데 기인하는 불안과 회의에서 싹트는 것이다.
'순간의 지속' 中에서 (1961)
전혜린은 지독하다.
매 순간이 지나치게 치열해서 권태스런 삶을 감당할 수 없었다.
나는 죽음조차도 기뻐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여러 번 그것을 갈망했다.
모든 것이 그렇게 무의미하기 때문에.
'죽음에 대한 공포와 삶에의 의지' 中에서 (1959)
그런데 비범 속의 평범이라 했던가. 나 같은 범인도 그녀의 글에 공감하고 눈물 흘릴 수 있다.
그녀의 다른 수필과 번역서를 지금 당장 읽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데
이 가을에 이런 위험한 책들을 읽어도 될지 대책이 안 선다.
전혜린의 책들은 이 가을 앞에서는 금서(禁書)인 게 분명하다.
ps
퇴근길에 산 책 목록..
목마른 계절 / 전혜린 / 범우사
포옹 / 정호승 / 창비
내셔널 지오그래피-뛰어난 사진을 만드는 비결/ 피터K, 로보트 카푸토 / 청어람미디어
무라카미 하루키 수필집-코끼리 공장의 해피엔드 / 무라카미 하루키 / 백암
(순전히 커피를 마시는 어떤 방법에 대하여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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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혜석 전집도 정말 좋아요.언제 한번 읽어보세요.전혜린과 같은 연장선상에 있는 사람이란 생각이예요.물론 가을에 읽기엔 나혜석님도 그닥 ^^;;;;;후훗. 앗.저도 하루키 수필집 샀어요.언제가 알게된 커피 관련된 글...있는 책 맞죠?^_^ 책 읽기엔 참 좋은 계절이 되었어요.제법 아침저녁으로 어떨땐 낮조차 쌀쌀하고 쓸쓸한게말예요.
저도 뭐 하나 꽂히면 주르륵 다 내껄로 만들려고 해서
찾다보니 나혜석도 나오고 천경자도 나오고..ㅎㅎ
그래도 꽂히는 게 있어서 참 좋아요^-^
그리고 하루키! 맞아요 커피 때문에 산 거~
근데 정작 그 수필은 한장이랍니다.
옵저버님이 적어주신 게 포인트구요-ㅎㅎㅎ
전혜린에서 벗어나면 이것도 바로 읽으려구요~
책 한 권마다 다이나마이트입니다, 저한테는.
전혜린..이란 글자를 보면, 마비가 오고 눈을 감게 됩니다.
노벨문학상 후보에 오른 하루키는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등 50권 정도의 책이 있는데 3분지 2는 읽은 것 같습니다.
하루키 책은 간단히 읽을 것들이 많습니다.
정호승 시인의 <포옹>은 9번째 시집인가요? 따스한 느낌을 주는 시 같습니다.
내셔널 지오그라피가 펴낸 사진책이 재미있을 것 같아요.
저도 내셔널 지오그라피 사이트에 가서 사진을 지금 보고 있습니다.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에서 나오는 주인공이 내셔널 지오그라피 사진기자였죠?
참 순수하고 가슴 저린 사랑이었습니다.
가을은 겉이 무겁고, 안이 꽉 차는 계절 같습니다.
다희 님이 읽는 책을 보니까, 이제 스케치를 마치고 물감을 칠하는 중으로 보입니다.
어떤 색을 칠하고 어떤 작품을 선보일 것인가, 무척 궁금하고 기대가 됩니다.
오늘은 머리가 무거워서 쇼핑을 했는데요.
연필코너를 집중적으로 봤지요.
알록달록 이쁜 것들이 많은지 모르겠어요.
2B용 스케치 펜슬을 한 다스 샀습니다.
또, 샤프 2자루와 샤프심 4개를 샀지요.
다음에는 노트를 한 번 쭈욱 볼까 합니다.
해피한 저녁 보내시길.
추가-
저는 전혜린님의 책을 읽을 때
그 책에서 언급된 음악을 듣고 시를 구해서 본 것 같습니다.
왜냐면 아주 오래된 연인처럼 내가 너무 좋아하는 분입니다.
나혜석, 천경자, 루 살로메, 까미유 끌로델 등이 떠오릅니다.
이중에서 루 살로메가 릴케, 니체, 프로이트 등 역사적인 인물의 가슴을 불타게 하면서도 가장 연애를 잘 한 것 같습니다.
언제 루 살로메 얘길 들려줄게요.^^
전혜린의 다른 책들에 빠져있는 중이라 나머지 세권에
눈길을 주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습니다
물감을 아름답게 칠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하나에 몰입하는 건 즐거운 일이지만
무거운 것과 가벼운 것을 같이 가져가지 않으면
부작용이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루 살로메! 전혜린의 수필에도 등장하는-
모양도 예쁘지만 향기도 진해서 갖지 않으면 못견딜 것 같은
꽃 같습니다. 근데 서서히 그 꽃이 죽어갔다는 느낌이..
사랑으로 죽는 게 아니라
사랑의 결핍으로 서서히 죽는다.
양귀자의 모순 좋지?ㅋㅋ
응 좋아좋아..
그 너가 자주 인용하는 문구-
너를 잘 보여준다고 생각해!
군대에서 어떤 분이 그런 이야기를 했죠. '지성인'에게 전혜린의 책은 필수 코스라고.. 뭐 당시 그 분은 다른 이야기에 전혜린씨 이야기를 섞어서 한거긴 하지만, 왠지 그 말이 묘하게 도전적으로 들려서 군대에서 읽어볼려고 했는데 군대에는 전혜린씨 책이 한권도 없더군요. 그 뒤로 까먹고 있었는데.. 다희씨 글 보니까 생각이 나네요. 도서관에서 한권 빌려 봐야 겠어요. :)
어머, 여기 댓글이 달려있었네~ 좀 늦었네요^-^;
어허, 군대에서 말씀하신 그 분도 참..
군대에서 읽으면 마음만 복잡해질텐데;;
안읽길 잘했어요-ㅎㅎ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와 '목마른 계절'
내용이 많이 겹치는데 전 범우사의 '목마른 계절'이
내용도 엑기스고..작고 가벼운 게, 디자인도 맘에 들어서
그걸 추천하고 싶다는..^-^ㅎ
안녕하세요. 외람된 말이지만, 카탈로그를 구할 순 없을까요?
이 데이터는 내 숙제를 위해 정말 멋진 경향이 있습니다. 내 생각에 당신은 모든 것을 포함.
안녕하세요. 외람된 말이지만, 카탈로그를 구할 순 없을까요?
만, 카탈로그를 구할 순 없을까
어릴적 막연한 편견에 전혜린 소설은 나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영화 글루미 선데이처럼 읽으면 몸의 말단까지 그 우울함이 퍼질 것만 같아서.
그런데 책도 사람 만남같이 인연이 존재한다.
좋은 기사! 그것이 작품과 영향을 미치는 사람을 어떻게 흥미롭습니다. 나는 학문 쓰기 서비스 회사에 작업과 의학의 다양한 종류에 대한 기사를 써주세요. 게시물이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68
읽은 양귀자의 모순이 그랬고
어제 읽은 전혜린의 목마른 계절은 더했다.
어릴적 막연한 편견에 전혜린 소설은 나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영화 글루미 선데이처럼 읽으면 몸의 말단까지 그 우울함이 퍼질 것만 같아서.
그런데 책도 사람 만남같이 인연이 존재한다.
나는 귀하의 웹사이트에 이야기의 재미 정보의 양이 많다고해서 또한으로 우수한 적당한 시간을 제공하기 위해 뒀으니까요 수있는 좋은 오락 있어요.
좋은 세부 사항, 중요하고 뛰어난 디자인, 두 버전으로 난 지금 여기와 같은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결과로,하고자 계획과 개념, 훌륭한 세부 사항 및 창의성 많이, 잘 걸 얘기하고 있습니다.
언제든지 최고의 비디오 게임. 나는 우리의 아이폰에 관한 이런 종류의 사진을 얻기 위해 사랑 해요. 내 개인 조카를 즐겁게하는 멋진 스포츠는 특별히 그 총격 사건 게임 내에서 될 수 있습니다.
가미카와역에서 우리가 묵을 예정인 조요테호텔까지는 한 40분정도 가야했다.
가는 동안 눈이 조금씩 내렸으나, 소운쿄 버스정류장에 다다랐을때 쯤 눈이 그치기 시작했다.
으신 분은 제작자의 블로그를 방문하시면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