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OS 1 | Fuji Superia 200
처음 커피를 들이켰던 때는 고등학교 3학년 때.
소주도 아니고 커피에 '들이키다'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그 시절 나와 함께한 커피가 순수하게
맛과 향을 위해서가 아닌 카페인 성분으로 잠을 쫓아보고자 마신 것어서이다.
등교 길 아침, 잠을 쫓고자 교문 앞 슈퍼에서 사던 파란색 네스카페 카페라떼,
점심 먹고 졸린 오후를 극복하고자 매점에서 사던 갈색 네스카페 레귤러-
수업이 끝나고 미술학원 가기 전, 이미 피곤해진 몸에
조금이라도 활력을 불어 넣고자 마시던 자판기 커피.
그렇게라도 커피를 들이켜야 남보다 늦게 시작한 미술로 인한 조급함과
그림 그리느라 떨어지는 성적으로 야속하게 짧기만 하던
하루 스물 네 시간을 어떻게든 쪼개 볼 수 있었다.
카페인이 효과 백배를 내는 내 몸이었지만 매일 들이붓는 카페인 앞에서는
내 몸도 당해낼 도리가 없는지 잠을 쫓는 효력은 점점 줄어들었고
나중에는 그것보다 더 강한 박카스로 어떻게든 시간을 늘려보려고 했다.
지금 생각하면 처절하다 싶기도 하지만 오직 한가지 생각뿐이었던 당시로는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렇게 시작된 달콤하지도 향기롭지도 않은 진한 씁쓸함만이 묻어나오던 커피와의
인연 덕분인지 그 뒤로 더 진하게 커피를 찾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마냥 웃으면서 잘 지내는 사이보다
슬퍼하고 싸우기도 하는 인연이 더 깊게 정드는 것처럼.
지금은 그때처럼 커피를 반드시 마셔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들이키지는 않지만
요즘에도 아침, 오후로 하루에 두번 이상은 커피를 찾는다.
그게 꼭 커피여야 하는 이유는 단순히 커피 맛을 좋아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다른 음료수와는 비교할 수 없는 커피만이 가지고 있는 컨텍스트가 마음에 들어서이다.
그렇기 때문에 예전에 마시던 커피는 박카스로 대체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다.
토이의 좋은 사람에서 "자판기 커피를 내밀어 그 속에 감춰온 내 맘을 담아.."에서 처럼
커피는 수많은 가요 가사의 만남과 이별 자리에 묵묵히 그 의무를 다해왔다.
자판기 커피를 주고받다가 친해진 사이가 연인 사이로 발전하는 경우는 얼마나 많고 자연스운지.
그렇게 "우리 커피나 할래요."로 시작된 만남은 커피를 앞에 두고 대화를 트고,
보이지 않는 수많은 감정을 쌓아올리다가 결국엔 터뜨리고 만다.
차갑게 식어버린 커피를 두고 상대방의 가슴에 생채기를 내면서..
커피는 휴식의 의미이기도 하다.
아침부터 남편과 아이들을 위한 식사와 집청소로 눈코 뜰새 없이 바쁜 주부가
아침 일과를 끝내고 마시는 한잔의 커피는 한숨 돌릴 수 있는 휴식과도 같다.
그리고 코끝이 얼얼할 정도로 추운 겨울에 환경미화원 아저씨가 거리를 청소하고 나서
훌훌 불어가며 마시는 자판기 커피는 고생하는 아저씨의 언 몸과 마음을 녹일 소중한 선물이다.
또한 아이가 어른이 되는 통과의례로 마시는 게 커피다.
어릴 때 엄마가 마시던 커피를 홀짝홀짝 마시면 머리 나빠진다고 마시면 안 된다고 혼나던 기억-
"그럼 엄마는 머리 나빠지는데 왜 커피 마셔요?" 라고 물으면
"어른은 괜찮아." 라고 답하시던 엄마.
그래서 커피는 어른만이 마시는 음료수라고 생각해왔고 본격적으로 커피를 마시면서
어른이 되었다는 생각에 약간은 긴장도 되고 흐뭇해하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
때론 커피를 들고 다니는 자체가 활동적이고 지적인 사람임을 보여줄 때도 있다.
스타벅스나 컵 커피가 유행을 타고 다양한 종류가 선보인 가장 큰
이유는 커피를 자기표현의 수단으로 쓰는 사람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건 꼭 커피를 마시는 사람=비지니스 우먼의 등식이 성립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많은 사람이 사진 커피에 대한 인식이 그렇고
그런 대중의 인식을 대기업에서 광고로 이용하고 있다는 말이다.
뉴욕 월스트리트에서 위아래 블랙 수트를 차려입은 키 큰 여자가
한 손에 스타벅스 커피를 든 모습이 그려진다. 실제로 본 적도 없지만.
영화 프라다를 입는다의 한 장면에서처럼.
이 내용과 비슷한 주제로 대학 4학년 때 발표를 한 적이 있었는데
생각하면 할수록 커피 하나에 어찌나 많은 의미부여를 할 수 있는지-
내가 마시는 게 커피인지 커피를 넘어선 무엇인지 한동안
커피를 마실 때마다 커피잔을 쳐다보며 한없이 진지해졌다.
이제까지 셀 수도 없이 마신 각기 다른 커피들. 그리고 그 속에 보이지 않게 흐르던 말들..
하지만 본능적으로 출근하자마자 타게 되는 모닝커피와 점심먹고 마신 달콤한 카라멜 라떼는
향기로운 향을 내고 부드러운 맛을 품고 있는 평범한 커피일 뿐이다.
그래도..당신. 지금 커피'만'을 마시고 있지는 않을껄요-
ps
드라마에서 삼순이가 커피 시킬 때마다 아메리카노와 생크림 잔뜩 올린
카라멜 모카 중에서 고민하던 것처럼 오늘도 나는 고민했다-
하지만, 사진에 있는 것처럼 우유가 들어간 달착지근한 커피가 좋은 걸 어떻게 해-
나한테 커피란 씁쓸한 잡념보다는 달콤한 추억에 가까운가 봐.
아니, 그렇게 떠올리고 싶은가봐.
그러게요.. 자기네들이 공지를 이리바꾸고 저리바꾸는 바람에 지출한 돈을 물려줄것도 아니고..-_-
이런식으로 하는 건 어쨌거나 저쨌거나 먹을 사람은 다 먹는다는 식의 논리겠죠... 어느 정도는 사실이기도 하고...
네, 뭐 니들이 어쩌겠냐는 배째라는 식의 심보. -ㅂ-;
하긴 그 쿠폰을 발행하지 않아도 언제나 사람들로 넘쳐나니까요...=_=
매출 효과는 정말 상당했겠는데요 소비자의 마음은 전혀 고려치 않음을 무시한다면요
기간당 2배 정도의 매출은 올리지 않았을까 싶어요. ㅎㅎ
ㅋㅋ.. 이거 저도 네이트온 에서 친구들로 받았다가.. 다희님꼴 났습니다.
오랜만에 비싼커피 먹다 싶었더니.... 그렇지만 전~!
괘씸해서 안먹기로 하고 나와버렸죠 ㅋ ..... ㅡㅡ 흥.!
눈, 얼음 길 헤치고 간게 아까워서 그냥 사먹었는데 낚인 기분이 드는건 왜...'_' ㅋㅋ
맞아요.. 신뢰가 중요한거죠 !!
저두 그 쿠폰 받아놨는데, 써먹었으면 큰일날 뻔(?)했군여 ㅎㅎ
좋은 정보 감사 ㅎ
스타벅스에서 직접 보내준거 아니면 쓸 수가 없다네요.
에구;
저도 낚일 뻔 했었죠. 행동이 굼떠서 그러지 못했지만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앗, 기영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아기도 한살 더 먹었겠군요 ㅎㅎ
원래도 맘에 안드는 곳이긴했는데 요새 더더욱 불을 지피더구만요.-_- 화이트초콜릿모카를 가끔 마시긴하는데....거참 -_- 정이 더더욱 뚝 떨어질 일만 팡팡 터뜨리네요.윽.
어찌보면 언니랑 저랑 이런면은 비슷한지도 몰라요. ㅋㅋ
요런거에 분개하고 오래오래 미워하죠. 퓅 -_-;
가격이 인상되었다는 귀한정보 또한 감사합니다.
염두하고 있어야겠네요. -_-;;
이 쿠폰 받았다가.
불만 생기시는 분들이 참 많았다죠 ㅎㅎ
제 여자친구도^^;;
회사 동료 덕분에 진짜로 1+1쿠폰을 얻어 먹게 되었는데
그래도 불만은 가시지 않는-_-
뭔가 공짜 같지만 공짜가 아닌...
결국 쿠폰없이 먹는 사람이 쿠폰 내고 먹은 사람의 비용을 부담하는 시스템이죠.
저는 16개 찍힌 핑크 카드 2장이랑 담배 2갑이랑 바꿨어요
나름 합리적인(?) 거래였다고 뿌듯해 하는 중...;;
으, 그 쿠폰도 불만 많아요! 그걸 어떻게 다 찍으라는거래요?ㅋㅋㅋ
그런데 홍다이님같은 방법도 있었네요.
누나 오랜만이죠? 이것저것 바쁘게 산다는 핑계로 신년인사도 못하고^^;;
늦었지만 복많이 받으세요~ ㅋㅋㅋ
스타벅스 찬음료는 동결이라는....ㅎㅎㅎ 핫음료만 인상해서 인상이 가닌 가격조정이라 주장하던데...ㅋㅋㅋ
아 진짜? 그럼 뭐 이 겨울에 찬음료 먹으라는 말이야? ㅋㅋㅋ
재원이는 어떻게 지내니~
저 마케팅 담당자 좀 대박으로 깨져야겠다는;;
그러게요. =_= 도쿄에서도 스타벅스는 그 어느곳보다 장사가 잘되더라구요;
사진들마다 따스한 기운이 감도네요...
오래 기억에 남는 여행... 즐거운 시간 되세요~~ ^^
앗, 이 댓글이 상관없는 글에 달려있네요. 가끔 제 블로그가 그러던데... 무슨 에러인가;
여행은 언제나 즐겁고 돌아오면 또 가고 싶어져요.ㅎㅎ
스타벅스 진짜 너무 하더라구요
전 구로디지털 스타벅스 옆에 사무실인데 이거들고 갔다간 큰일 날뻔했네요
이거 받았는데 아유!~~~
이거 말고도 우리는 숱한 상술에 휘말리고 있을지도 몰라요. -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