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부터 많이 들었던 소리가
"네가 먹으면 뭐든지 맛있어 보여. 또는 어쩜 그리 복스럽게 먹니." 였다.
엄마 말로는 또래 친구들은 밥도 잘 안 먹고 반찬 투정만 부리던 때에도
나는 숟가락 하나만 쥐여주면 밥 한 그릇을 뚝딱 비웠다고한다.
그래서 굶으면서 하는 다이어트는 해본 적도 없고 하고 싶지도 않다.
단식으로 24인치 청바지를 입고 좋아하는 친구의 모습을 보면서
그 누구보다 그 친구가 가장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꼬박 한 달을 단식한다는 건 최고 어려운 일이다. 나중에는 숟가락 하나 들 힘도 없었으니까.)
더 좋아하고 덜 좋아하고의 차이는 있지만 모든 음식을
가리지 않고 먹는 나도 한가지 못 먹는 음식이 있다.
엄밀히 말해 못먹는 게 아니라 먹기 싫어하는 것이지만.
그건 바로 콩이다.
왜 싫어하느냐고 물으면 콩 특유의 씹었을 때 느껴지는 물컹함과 별 맛이 안 나는 밍밍함이 싫다.
때문에 엄마가 콩밥을 할 때마다 상당히 곤욕스러운데, 슬며시 콩을 밑으로 밀거나
애초에 밥솥에서 콩을 빼고 밥을 뜨는 식으로 콩과의 대면을 피한다.
엄마께서 그런 내 모습을 보고 콩이 얼마나 좋은데라며
잔소리를 하시면 숨을 참은 체로 반찬과 함께 꿀떡 삼켜버린다.
그래서 팥 없는 팥빙수,(과일 빙수라고 해야겠구나) 붕어빵은 밀가루만,
송편은 콩이 안 들어간 걸로 먹는다. 이렇게 골라내면서까지 피하는 건 오로지 콩뿐이다.
근데 앞뒤가 안 맞게도 가장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가 두부라는 거다. (초밥 제외-)
두부는 물에 불린 콩을 갈아서 짜낸 콩물을 끓여 만든 식품으로
다른 재료가 들어간 거는 굳는 데 필요한 '간수'뿐이다.
콩을 싫어하는 사람이 콩으로 만든 두부는 좋다니- 내가 생각해도 좀 신기하다.
찌개가 짜고 매울 때 입맛을 중화시켜주는 찌개 두부.
따끈한 밥에 쓱싹쓱싹 비벼먹는 연두부.
계란옷을 살짝 뒤집어 쓴 고소한 두부 부침.
김치랑 넣고 보글보글 끓이면 맛있는 순두부.
사실 두부는 음식이라고 말하기엔 많은 음식의 재료로 쓰이며 그 조리법이 백가지 정도라 한다.
하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두부는 일체의 조리를 거치지 않은 순박한 두부다.
정말 잘 만든 두부는 식용유나 양념, 간장, 국물이 필요 없다.
그냥 한 숟가락 떠서 말끔하게 넘기면 그렇게 맛있고 담백할 수 없다.
게다가 두부는 영양적으로도 훌륭한 완전식품으로 식물성 단백질과
필수 아미노산을 다량 포함하고 있다. 고기를 먹기 힘들었던 옛날부터 지금까지
쉽게 단백질을 공급받을 수 있는 소중한 재료로 자리매김해왔다.
그래서 콩을 싫어하는 내가 영양소를 채우고자 본능적으로 두부를 찾는 걸지도 모르겠다. (ㅎㅎ)
그러나 두부를 예찬할 수 있는 건 단순히 음식을 넘어서, 미적으로 아름답기 때문이다.
8각으로 절제된 네모 모양, 군더더기 없이 매끈한 순수함, 오로지 새하얀 청렴함.
꾸미지 않은 소박함과 겸손함이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는다.
음악도, 음식도, 사람도 마찬가지 아닐까.
신나거나 혹은 완벽하게 반주가 갖춰진 음악을 듣다가도
질리지 않고 오래 들을 수 있는 건 기교없이 부르는 음성과
피아노 홀로 구슬프게 흐르는 독주곡이고.
각국의 진기하고 입맛 확 끌어당기는 요리를 먹다가도
생각나는 건 엄마가 차려준 소박한 가정식이다.
외적으로 완벽하고 언변이 화려한 사람을 만나면 좋아하다가도
정작 오래 함께하고 싶은 사람은 편안하고 꾸밈없는 모습으로 나를 대해주는 사람이다.
그래서 나는 두부가 참 좋다.
다른 재료들과 섞여 있을 때 튀진 않더라도 꼭 필요한 존재로
자기의 역할을 묵묵히 해내면서 홀로 서 있어도 은은한 빛을 내는 존재.
어떤 이유로도 적당히 타협하거나 굴하지 않고 자기만의 모습을 올곳이 유지하는 그 모습.
갑자기 할아버지가 사주셨던 전주 화심 순두부가 생각난다. 꿀꺽-
흰 와이셔츠, 흰 티셔츠가 잘 어울리는 사람이 좋아-
하얗게 이빨을 드러내놓고 웃는 사람이 좋아-
당신의 하얀 미소가 좋아-
이 블로그는 분홍 천지지만 사실 가장 좋아하는 색은 흰색-
분홍색은 두번째로 좋아하는 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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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기숙사 식당 메뉴가 '두부김치'였죠. 아침부터 두부김치를 주는 센스라니;
두부 내음 맡아보셨어요? 냉장 처리된 두부 말고 새벽녘에 시장통에 올라오는 그 따끈따끈한 두부 내음.. 그거 한번 맡아보시면 더 팬이 될거 같은데요 ㅎㅎ
저도 아침에 두부먹고 출근했는데-
두부김치가 술안주로 많이 먹어서 그렇지
아침식사로도 괜찮은 것 같아요~^-^
구수하고 따뜻한, 온돌목 같은..그 냄새- 좋아요 좋아-
아 맡고 싶..;
(살아있었군요-많이 바쁜가바요!)
썩어도 먹을수 있는 두부라서 더욱 맘에 들어요. 버릴수 없는 재료.
썩어도 먹을 수 있어요-? '_'
그럼 유통기한 지난 두부도 먹을 수 있는..?
두부, 고구마, 감자, 생선, 초록색 채소 많이 먹기-ㅎㅎ
당연히 유통기한 지난 두부도 수분을 빼내고 후라이팬에 기름 두르고 살짝 익혀 먹으면 독특한 맛을 느낄수 있습니다. ㅎㅎㅎ 죽지않아!(박명수) - 어느 식당서 요리를 위해 일부러 썩히는 경우도 있더군요.
언급하신 먹거리들은 자주 즐겨 먹는 것들이고, 거기에 더한다면 두유나 우유, 바나나, 사과, 곡물도 추가해 주세요(소화가 느린 고구마를 대신할 수 있는 것이 바나나, 응가가 쓩쓩~). 더불어 몸안에 쌓인 독을 해독해 주는 된장, 부추, 마늘, 생강, 식초도 있군요. 다만 신선하고 좋은 재료여야 한다는..
건두부(중국집에선 뭐라더라?)가 있죠. 양념해서 쫄깃하게 먹지요. 안 튀긴 유부라 생각하심 됩니다 ㅎ ㅎ
취부두도 있는데 중국인이 아니고서야 절대 섭렵하기 힘든
요리에요. 두부를 삭혔으니 냄새가 장난이 아니죠.
맛의 달인 작가인 카리야 테츠의 에세이집에 보면 우리나라 할머니가 만든 초당 두부에 감동해서 두부를 만드는 동아시아 문화권 최고의 두부라며 칭송하더군요.
올드보이님이 써준 것들 평소에 즐겨 잘 먹어요
하긴 못 먹는 게 없..;;
건두부란 건 먹어본 적 있네요
근데 취두부라니-ㅅ- 말만 들어도 취해요
초당두부라..그럴 칭송 들을만한 음식인 듯^-^
생각해보면 위대한 음식이 참 많은데 말이죠-
여기 두부 예찬론자 한명 추가요~
밭에서 나는 고기라며, 오마니께서 자주 해주시곤 했지요.
ㅎㅎ맞아요, 가정 선생님이 강조했죠-
고기먹기 힘든 시절..두부는 밭에서 나는 고기였단다.
그곳 두부는 여기랑 좀 달라요?
슈퍼에서 파는 두부는 다 비슷비슷한가..+_+
아. 저도 두부 너무 좋아해요!
두부가 들어간 찌개만 있으면 밥 두 공기는 뚝딱-
안주로 제격인 두부김치!
이 새벽에 군침이.T_T
새벽에 위험한 포스팅이었군요ㅋㅋ
진짜 두부 들어간 얼큰한 찌개 하나만 있으면
다른 반찬 있어도 거들떠보지도 않는데-
아 왜..이 시간에 군침이;;
글의 윗부분을 읽고 저도 두부좋아해요~라고 쓰려고 했다가 두부에 철학을 담아내시는 글에 탄복하면서도 많은부분 공감하고 갑니다. 저에게도 두부의 겸손함이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서요..^-^
참 소박하고 겸손하고 착한 아이라는..
닮고 싶은데 어렵긴해요^-^;
우리 동네에 재래시장이 있는데 거기 손두부 파는 곳에 언제 도장 한번 찍어야지 생각만 하고 아직 못가봤어요. 전 재래시장에서 이제 막 만들어낸 따끈따끈한 손두부 굉장히 좋아해요. 간도 적당히 들어가 있고 꼬소하고 담백하고.. 김치하나에 두부 한 모면 굳이 밥안먹어도 배부르고 눈 돌아갈 정도로 맛있어요. ㅎㅎ
재래시장에..손두부..
거기에 이뉴 오빠가 말한,,저 냄새까지 합쳐지면..
눈 돌아갈만해요 @_@
전주 화심 순두부가 그런데..
그립다, 흑..
예전에, 저녁 시간에 별 하릴 없는 날엔
부러 시장에 들러서 손두부 한 모씩 사가지고
집에 가곤 했어요. ^^
정말 별 다른 거 없이, 간장 조금이나
자-알 익은 김치만 있으면 굳이 밥 안 먹어도
저녁 한 끼 맛있게 먹을 수 있었는데
요즘은 밖에 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그러기도 힘드네요. ㅎㅎ
근데 전 익힌 두부는 잘 안 먹어요;
꼭 따끈따끈하게 바로 나온 두부만 고집;
청국장에 들어간 두부 말고는
익힌 두부는 먹어본 기억이 별로 없네요 그러고보니까 ㅎㅎㅎ
시장, 따끈따끈한, 손두부, 자알 익은 김치까지!
이 포근하고 구수한 나열이란..^-^
후후..어제는 생식두부, 오늘은 된장찌개 두부 먹고 출근했네요ㅎ
먹는 거 세심하게 챙기고, 맛있는 거 찾아다니는 일은-
무엇보다 시간과 여유가 필요한듯해요~ㅎ
갑자기 배고파지네요.
한국가서 엄마가 해주는 밥 먹고 싶어요~ .
ㅠ.ㅠ
한국 하늘에 이어 엄마가 해주는 밥까지..
그립겠어요-ㅠ
거기서 비슷한거라도 챙겨드세요-흑..
컥, 두부먹고 싶어지네
단백질 듬뿍이요. 건강식.
우리 내일 두부만큼 맛있는 거 먹어요~
그 때 말한 부첼라도 좋고~
단백질 듬뿍, 영양식도 좋고-
연두부하니, 예전에 썼던 글이 하나 떠올라서 트랙백 겁니다. ( 이 뜬금없는 트랙백은.. ^^; )
뜬금없지 않아요~~
이따가 자세히 읽어봐야겠어요-
두부 철학 시리즈.ㅎㅎ
지영언니(푸무클^^)랑 나랑 완전 두부킬러인데..
두부 완전 좋아라해~ 히힛~
담에 셋이 한 번 두부 맛집 찾아가보는 것도 좋을듯. ㅎㅎㅎ
p.s. 전주 화심 순두부도 무지 땡긴다. 어흑;;
오호,,바로 밑에 언니가 답글 달아줬네..^-^
전주 화심 순두부 진짜 맛있었지..
두번 가봤는데..
안타깝게도 확장 공사하고 맛이 떨어졌어 ㅠ
간만에.. 죽다 살아나서 들려용..ㅋ
반가운 포스팅이예요..흣흣.
예전 제 블로그 글 중에 트랙백 해둘까 하다가
그냥..링크만..ㅋ..
http://www.mycookie.net/index.php?pl=340&stext=%B5%CE%BA%CE
ps.. 담에 같이 정말 두부 맛집 함 가요..^^
올려주시는 소식은 잘 보고 있어요-
진짜 죽다 살아나다 그러겠어요..
역시 어머니는 위대해요..^-^
ㅎㅎ언니도 두부 킬러.! 셋이 두부 사냥가요~
두부 먹으면 다희님같이 피부미인이 되나봅니다.
저도 먹어볼까요? 하긴.. 전 이미 늦은듯. ㅡ.ㅡ;;
아.. 피곤한데 황금어장 보고 잘려고 기둘리는중.
다희님 즐꿈하세요~
사실은..기초 제품에 충실하고 삼중 세안을 한 덕..?
그리고 하루에 일 리터 이상 물마시는 습관..?ㅋ
피곤한 아침이네요 @_@;;
따끈한 두부..
간장만 있어도 맛있죠
단백하면서도 여러모로 쓸모가 많은거 같아요
날씨가 쌀쌀해 지네요..
이런날엔 두부전골이 최고죠~~ ^^
아침부터 비도 추적추적 내리는데..
시원하고 담백한 두부전골+_+ 괜찮네요~
"
신나거나 혹은 완벽하게 반주가 갖춰진 음악을 듣다가도
질리지 않고 오래 들을 수 있는 건 기교없이 부르는 음성과
피아노 홀로 구슬프게 흐르는 독주곡이고.
"
가장 공감되는 부분이군요 ;ㅂ;
우리 부대에서도 두부는 언제나 인기 좋답니다. 히히
군 부대에서도 인기있는 두부라..!
그러나 장병들은 두부보다는 양질의 고기에 훨씬 끌릴듯^-^;
전주 화심 순두부를 아시다니..
너무 반갑고..
순두부도 너무 먹고싶고..그러네요..^^;;
앗. 플레르님도 화심 순두부를 좋아하시는군요!
저도 넘 반가워요^-----^
거기선 따끈한 두부 먹기 힘들죠..?ㅠ
아흑, 지금 배부른데 이 댓글을 쓰면서 또 그리워지는거지;;
보글보글 끓는 청국장이나 된장찌게에 동동 떠있는 두부만큼 식욕을 당기게 해주는게 없죠. >_<
ㅎㅎ찌개의 미덕이랄까요.
등은 찌개속에 담그고 흰 배를 둥둥 띄우고 있는 모습은 참..;;
여기서도 드래그 하고 말았네요..
두분.. 블로그에선 드래그 안하리라 맘 먹었었는데 ㅎㅎㅎ
그러고보니 드래그 신공 안쓴지도 꽤 됐네요. 다음엔...;;ㅎㅎ
좋은 기사! 그것이 작품과 영향을 미치는 사람을 어떻게 흥미롭습니다. 나는 학문 쓰기 서비스 회사에 작업과 의학의 다양한 종류에 대한 기사를 써주세요. 게시물이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